코스피 떠나는 개인들... 반·차 집중적으로 덜어냈다
2024.08.23 05:00
수정 : 2024.08.23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떠나고 있다. 최근 2주간 2조30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업종 중에서도 반도체, 자동차, 금융 등을 집중적으로 덜어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약 2주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09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하락장이 펼쳐졌던 지난 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하지만 9일 매도 우위로 돌아선 후 꾸준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덜어내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조860억원, 22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이 집중적으로 덜어내는 종목은 반도체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를 8968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순매도 상위 종목 1위에 올렸다. 특히 개인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 없이 삼성전자를 팔기도 했다. 2위는 4281억원을 순매도한 SK하이닉스다.
자동차도 포트폴리오에서 덜어냈다. 개인은 이 기간 현대차를 1308억원 순매도하며 유가증권시장에서 9번째로 많이 팔았다. 이외에도 개인은 메리츠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를 각각 819억원어치, 708억원어치 덜어내며 금융주의 비중을 축소했다.
폭락장에 반도체와 자동차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개인들이 주식이 반등하자 빠르게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8738억원, 7411억원어치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만약 지난 5일 종가에 삼성전자를 매수한 후 9일 종가에 팔았다면 4거래일 만에 4.62%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무려 9.87%의 수익률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애널리스트는 "폭락장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크게 빠지자 낙폭이 과다하고 생각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순매수에 나섰다"며 "다만,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을 그릴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면서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인이 비중을 늘린 종목도 있다. 개인은 이 기간 기술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이 기간 1486억원어치, 453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종목 3위와 9위에 올렸다. 올해 들어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데다가 네이버와 카카오는 대표적인 성장주인 만큼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커머스 부문의 성장이 둔화되는 우려 요인이지만 핵심사업인 광고부문의 외형과 수익성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견조한 영업이익률 상승에 따른 기업가치 회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카카오의 본업 성장과 인공지능(AI) 서비스의 가능성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주가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대화형 AI 플랫폼 형태의 B2C 서비스를 카카오톡과 분리된 별도의 앱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앱에 대한 구체화와 초기 트래픽 확보에 따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