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고 보자"… 공공임대 지분 매각하는 대형건설사

      2024.08.22 18:18   수정 : 2024.08.22 18:18기사원문
대형 건설사들이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실적 둔화와 수주감소 등 역성장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일부 자산뿐아니라 공공임대사업장의 지분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리스크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환금성 높은 자산은 팔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공공사업은 정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민간형 임대주택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이 올해들어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1·10 부동산 대책에서 공공임대에 참여한 민간 지분을 조기 매각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영향이 컸다.


실제 현대건설은 경기 수원의 '힐스테이트 호매실' 지분 일부를 약 900억원에 신한은행에 매각했다. 힐스테이트 호매실은 2016년 임대를 시작한 민간형 임대주택이다. 현재 추가 매각 추진도 고려중이다. 현대건설 측은 "투자사업에 대한 이익 회수를 통해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낮아진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도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의 지분 매각을 검토중이다. 대상은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해 지난 2018년 입주를 시작한 경기 수원 권선 '꿈에그린'과 2016년 입주를 진행한 인천 서창 꿈에그린이다. 보유 지분 중 일부 혹은 전부를 매각하는 선에서 추진 중인 단계다. 지난 6월 SK에코플랜트 역시 2018년 입주를 시작한 기업형 임대주택인 '신동탄 SK뷰파크 3차' 지분 일부를 약 1000억원에 신한투자증권에 매각했다. 롯데건설도 수도권의 공공임대 사업장 지분 매각을 검토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민간 건설사들의 공공임대 지분 의무 보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지분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공임대의 경우 임대료를 제한해 공급하다보니 수익률이 낮다. 경영환경 악화로 지분을 팔아 리스크에 대응하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 2015년 도입된 민간형 임대주택은 민간이 참여하는 장기임대주택이다. 임대료를 제한하고 장기 거주시 분양권도 주는 제도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민간이 참여하는 공공임대는 정부가 주거 취약계층에게 지원하는 주거복지 개념이다. 하지만, 외국에선 시장 자율에 맡겨 임대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며 "정부는 공공 임대를 주거 취약 계층에 지원하는 비율을 10% 가량으로 책정하고 나머지는 민간 시장에 맡겨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야한다. 세제 지원 등 수익성 개선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자산 매각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은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과 디아너스CC 골프장을 매각한 데 이어 자회사인 에코비트 매각을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2조~3조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GS건설 역시 수처리 기업인 자회사 GS이니마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한 상태다.
GS이니마는 GS건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자회사로 매각되면 최소 1조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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