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형식 기싸움하더니 날짜도 리셋… 기약 없는 韓·李회담
2024.08.22 18:22
수정 : 2024.08.22 18:22기사원문
실무협상 시작 단계부터 '생중계' 방식과 '의제' 등을 두고 진통을 겪으면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단 실무진은 협상에 착수했다.
■코로나 탓에 25일 회담 연기
민주당 당대표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감기 증상이 있어 (코로나19) 자가진단 테스트를 했더니 양성 반응이 떴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치료 및 휴식이 필요한 상태로,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은 물론 25일 한 대표와의 회담도 미뤄졌다.
이에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쾌유를 바란다"며 "민생과 정치복원, 정쟁을 중단하는 회담이 이뤄지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증상이 호전되면 다시 일정을 조율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장 이 대표 일정이 불투명해 내주 후반 혹은 그 이후에야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야 모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시간을 벌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분위기도 읽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회담 회피를 일부러 한 것은 아니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다. 남은 시간 잘 준비하겠다"고 했고, 민주당 관계자는 "회담과 관련해 여러 잡음이 나와 우려가 있었는데, 다시 차분하게 사전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복잡한 수 싸움 속에, 회담 목표와 전략을 전면 재검토 하는 등 정비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신경전 선긋기… 野 "생중계 가능"
한편, 실무 협의에 나서는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과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전날 오후에 비공개로 만나 회담 형식과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알려졌다. 당초 양측이 회담 생중계 여부와 의제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실무 협의가 이틀 연속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의 물꼬는 튼 셈이다.
박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싸움으로 회동이 미뤄진다는 일각의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얘기가 잘 된 부분도 있고 간극이 있어 조율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방식과 의제를 정하는 데에는 양측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이날 민주당에서는 한 대표가 제안한 생중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이 나왔다.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우영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제에 있어서 공정하고 야당의 입장을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했을 때"라는 조건을 걸었지만 "얼마든지 (생중계) 제안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의제의 경우, 양측 모두 '민생'을 강조하는 가운데 채상병 특검과 민생회복지원금, 금융투자소득세 등 구체적인 사안들은 치열한 조율을 거쳐야 할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도 금투세 폐지를 다시 한번 촉구하며 "민주당은 지금 이 논의를 1% 대 99%의 갈라치기 논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