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3세' 中 한식당, 간판 바꾼 이유? ‘김정은 조롱 논란’ 피하려고

      2024.08.23 13:42   수정 : 2024.08.23 13: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식 복고풍 고깃집이 가게 이름을 바꿨다. 가게 이름이 북한 김씨 일가를 조롱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중국 내 인기 한식당 '안싼팡'(安三胖)은 최근 공식적으로 상호를 '안여우팡'(安又胖)으로 변경했다.

관영 중앙(CC)TV에 따르면 안싼팡은 지난 7월 말까지 중국 전역 160여개 매장의 상호를 차례대로 변경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2020년 산둥성 칭다오에서 시작된 '안싼팡'은 한식을 곁들인 한국식 바비큐 전문점이다. 고품질의 고기와 트렌디한 매장 이미지를 앞세워 빠르게 매장 수를 늘려갔고, 창업 4년 만에 전국 매장 누적 방문 고객 수가 13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베이징, 상하이, 선전, 충칭, 우한 등 대도시는 물론 중국 전역 60여개 도시에서 16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안싼팡이 돌연 가게 이름을 바꿨다.
지난 7월, 샤오홍슈, 바이두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도 “안싼팡이 안여우팡으로 이름을 바꿨나요?”라는 질문을 올리면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이에 업체 측은 지난달 입장문을 발표하고 “7월 말 이후 전국 온오프라인 매장이 '안여우팡 한국식 바비큐'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통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체 측은 “상호를 '안싼팡'으로 지은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내 성이 안씨고, 창업자 3명 모두 살집이 있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안싼팡'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브랜드 규모가 급속히 커지면서,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상호를 변경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업체 측은 중국 매체 잉망성을 통해 “‘안싼팡’이라는 이름이 주는 모호함과 선정성을 피하고 (우리를)모방하는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변경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안싼팡’이 상호를 변경한 데는 북한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팡'이라는 글자는 '뚱뚱하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싼'은 숫자 3을 의미하는데, '싼'과 '팡'이 함께 사용되면 '뚱보 3세'라는 표현이 된다.


통상 중국에서 '싼팡'이라는 단어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김씨 일가의 뚱보 3세,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싼팡'은 중국 내에서 김 위원장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이며, 중국 당국도 '싼팡'이라는 단어의 민감성을 의식해 바이두나 웨이보 등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가게 측은 이러한 점이 업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과거에도 '진싼팡'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던 아이스크림이 조롱 논란에 휩싸여 이름을 변경한 사례가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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