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실적보다 안전이 먼저" 고려아연, 노후 황산탱크 철거 속도

      2024.08.23 13:54   수정 : 2024.08.23 13: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이 노후화된 황산탱크 철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저장용량 감소 등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신속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노후화된 황산 탱크 철거 등 아연 생산에 필수적인 황산 저장 시스템 안전성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

황산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 물질이다. 별도 탱크에 저장하거나 황산을 필요로 하는 국내외 기업에 판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
고려아연과 영풍 등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라면 황산 처리 및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인 요소라는 지적이다.

고려아연은 황산 저장 탱크가 노후화해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철거를 비롯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 관계 기관이 진행한 검사에서도 황산 탱크 노후화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고려아연은 이미 기존 황산 저장 탱크 중 5기에 대한 철거를 완료한 바 있다. 온산제련소 제1공장 내에서는 지난 1978년에 설치된 3000t 용량의 탱크 6기 중 3기를 철거했다. 제1공장 연구소 부근에 있던 7000t 용량의 탱크 2기는 2022년에 철거를 완료했다. 이 탱크들은 1987년 설치됐다. 여기에 더해 제1공장에 남은 나머지 3기도 곧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제2공장에서는 1991년에 설치된 3000t 용량의 탱크 4기가 철거 대상에 올랐다.

이번 철거로 고려아연의 황산 저장 능력은 총 저장 용량 기준으로 기존 7만3500t에서 5만6200t으로 23.5%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해상 선박을 통한 출고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여유량(7일 치 2만5900t)을 고려하면 실제 가용 저장능력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황산 탱크 노후화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6월 외부 검사기관의 비파괴검사 결과 일부 탱크가 보존 한계치 두께에 근접했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최근 경주와 포항 등 인근 지역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고려아연의 기존 탱크들은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아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은 이를 위해 이미 전문 철거 업체까지 선정한 상태로 알려졌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시설 점검 및 개선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아연 제련 업체인 고려아연이 위험물인 황산의 안전한 처리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지속 경영을 위해 당연한 선택"이라며 "아울러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노후 시설 방치는 심각한 문제라며, 빠른 철거 등을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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