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다니엘'을 무단도용해 장난감을 만든 대가

      2024.08.25 07:00   수정 : 2024.08.26 17: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곰표밀가루 상표가 '곰표밀가루 맥주'로 재탄생, 맥주시장은 물론이고, 상표권 분야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미키마우스, 헬로키티 같은 유명 캐릭터는 여전히 로열티로 막대한 수입을 거두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포켓몬 빵을 구하려는 어른들의 고군분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 편의점 브랜드 패밀리마트는 자사 상품 (PB) '컨비니언스웨어'에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로고 및 디자인을 접목해 큰 성공을 거뒀다. 편의점에서 파는 속옷, 양말을 팬덤을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상품에 어떤 지식재산권 (IP)을 접목하느냐에, 상품의 매력도와 인기가 급변하는 효과를 많이 경험해왔다.

지식재산권은 권리자에게 독점배타권을 부여한다. 동시에 제3자가 무단으로 그 지식재산권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다는 배타적 권리라는 양면을 지니고 있다. 특히 상표, 저작권과 같은 지식재산권은 독점적인 사용으로 사업적 성공을 거두는 것만큼이나 제3자 라이센싱을 통한 로열티(사용료)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권리다.

이 권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정당한 사용, 응당한 지불 역시 병행돼야 한다. 문제는 타인의 지재권을 슬쩍 이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표 분쟁과 관련, 2023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유명 위스키 상표인 잭 다니엘스(Jack Daniel's) 의 위스키 병과 상표를 모방해 강아지 장난감을 제조 판매한 VIP 프라덕츠사(社)에 내린 판결은 주목할 만하다. VIP 프라덕츠는 누르면 삑삑 소리가 나는 고무 소재의 장난감을 제조하면서 라벨엔 스패니얼종의 개 그림이 큼직하게 표시하고, 잭 다니엘스란 상품명 대신 '배드 스패니얼'을 표시하고, '올드 넘버7- 테네시 위스키'란 제품 표기는 '더 올드 넘버2(오줌이란 뜻)- 당신의 테네시 카펫 위에'로 변형했다. '알코올 함량 40%' 표기는 '응가 함량 43%'으로 변경했다.


이 상품은 2013년부터 아마존 등에서 개당 20달러 안팎에 엄청나게 팔렸다. 미국연방대법원은 잭 다니엘스의 패러디였으며, 상표 희석화에 해당되지 않아 침해가 아니다는 VIP 프라덕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방대법관의 표현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정치적 구호가 담긴 티셔츠도, 영화도, 예술 사진도 아닌 그냥 (잭 다니엘의 유명세에 얹혀) 돈을 벌기 위한 평범한 상품"이라는 것이다.최근 국내에서 판매되는 고양이 용품에서도 유명 음료수 상표의 병 모양과 박스형태를 인쇄한 상품들이 자주 눈에 띈다. 타인의 지식재산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재권 침해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들이다. 전혀 다른 상품들이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거나, 유머러스한 표현 내지는 재미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길을 가다가 지갑이 떨어져 있으면 습득한 물건을 경찰서에 인도하고 신고해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타인의 지재권은 땅에 버려져 있지도 않음에도 들키지만 않으면, 조금 변형해서 슬쩍 사용해도 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타인의 상표와 저작물은 타인의 재산이다. 무단 사용의 대가로, 민·형사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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