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용산과 여야 대표회담 의제 조율 안 했다

      2024.08.25 10:00   수정 : 2024.08.25 10: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간 회담 준비와 관련, 한동훈 대표 측이 여야 당대표 회담 의제 설정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을 패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명 대표의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당대표 회담이 미뤄졌으나,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이 다뤄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국민의힘에선 대통령실에 당대표 회담 준비에 대한 어떠한 언질도 하지 않은 것이다.

과거 여야 당대표 회담이 추진될 경우, 여당에선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가졌던 전례에 비춰볼 때 한동훈 대표의 이같은 대통령실 거리두기는 당정간 긴장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란 지적이다.



25일 복수의 여권 핵심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한주 동안 한동훈 대표 측 인사들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여야 당대표 회담 의제에 대한 논의를 갖지 않았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대표 측에 가장 실망한 것은 이재명 대표와 회담 준비과정에서 한번도 용산과 협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회담 날짜까지 확정했으면 실무 회담은 민주당과 한다 해도 어떤 의제를 논의할지 용산과 합을 맞춰야 하는데 그런 요청이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8일 연임에 성공한 뒤 한동훈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하면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한 협의도 시사하기도 했다.

이들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재가했던 사안들로, 당대표 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졌을 경우 자칫 당정 갈등만 악화될 수 있었기에 여당과 대통령실간 사전 의제조율이 필요했지만 조율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당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비공개 정책협의회도 있었지만 당대표 회담 의제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면서 "한 대표 측 인사들이 회의에 오지도 않아 용산에서도 어떤 의제가 조율되는지, 당대표 회담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체제의 여당이 이처럼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는 것은 그동안의 여당 사례와 비쳐볼 때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2013년 11월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015년 6월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이 따로 회담을 가진 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함께 만났다.
당시 여야 당대표 회담이 추진될 때에는 여당 측에서 청와대와 사전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당대표 회담을 준비 과정에서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여권 일각에선 한 대표가 당대표 회담을 생중계로 하자는 제안을 한 의도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날 오후 당정은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추석 물가관리 차원에서 쌀값 및 한우가격 안정 대책을 비롯해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 등을 논의한 뒤 발표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서영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