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모주 투자… 스페이스X 같은 기업 상장땐 +α 수익

      2024.08.25 18:22   수정 : 2024.08.25 18:22기사원문
미국 주식시장에서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에 돌입하면 국내에서 참여할 수 있을까. 그동안엔 다소 복잡한 증권사 대행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참여하더라도 기관 투자자에 밀려 물량을 제한적으로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자산운용이 국내에서도 손쉽게 미국 공모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정말쉬운미국공모주'는 지난 1일 설정된 후 헤지형(H)과 언헤지형(UH)을 합쳐 22일까지 모두 219억원을 모집했다.

지금은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에서만 판매되고 있으나 다음달부터 판매창구가 확대될 예정이다. 해당 펀드는 국내 투자자들이 비교적 간편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고안한 상품이다.
평소엔 미국 단기채에서 나오는 이자를 취하고 유망 IPO가 있을 때마다 적극 참여해 주로 상장 당일 매도해 차익을 내는 전략을 구사한다. 미국 공모주 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 공모펀드다.

현재는 미국 국채(35%), 투자등급 회사채(41%)를 합쳐 자산 76%를 담고, 나머지 24%는 미국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인도 시장도 들여다본다. 자산 10%는 국내 시장 공모주 투자에 쓰이는데 우리자산운용이 직접 운용한다.

나머지는 글로벌 종합자산운용사인 미국 누버거버먼에 위탁운용을 맡긴다. 지난 1939년 설립된 누버거버먼은 상장주식 177조원, 비상장주식 123조원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전체 운용자산은 약 640조원이다.

우리자산운용 정지윤 글로벌주식팀 팀장은 "온라인 티켓 재판매 플랫폼 '스텁허브',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제조기업 '세레브라스', 건물관리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서비스 타이탄' 등의 IPO 일정 구체화를 기다리고 있다"며 "스페이스X도 곧 시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해당 펀드는 기본적으로 낮은 위험 및 변동성을 보이면서도 공모주 청약과 상장 직후 매도시에 적극 나서 중간 이상의 수익률 달성을 노린다"며 "주식시장 불확실성을 선호하지 않고, 신규상장 종목으로 '알파'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펀드는 연 150건 이상의 IPO에 참여할 계획이다. 앞서 2022년과 2023년엔 각각 연간 100개가 안 되는 신규상장으로 비교적 조용했으나 올해부터 다시 공모주가 북적이는 시기가 돌아올 것이라는 게 우리자산운용 측의 판단이다.
지난 2021년엔 400곳 넘는 기업이 상장시장에 들어온 바 있다. 정 팀장은 "IPO는 여러 건에 참여할수록 수익률이 펀드 내 차곡차곡 쌓이는 구조"라며 "1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팀장은 "평소엔 단기채 위주로 운용돼 안정성을 추구하는 만큼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올랐다고 성과가 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며 "달러로 미국시장에 투자하는 구조인 만큼 환 변동에 노출돼있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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