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살까"…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100만대 시대' 연다
2024.08.25 18:24
수정 : 2024.08.25 20:46기사원문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올해 1~7월 전 세계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총 57만3542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9만1128대)와 비교해 16.8% 증가한 기록이다.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하면 연말에는 양사 합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연 100만대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별로 현대차의 올해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0만589대로 전년 대비 22.4% 증가했고, 같은 기간 기아는 27만2953대를 기록해 11.2%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선 전기차 시장에 닥친 캐즘의 반사이익을 하이브리드차가 흡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차 대비 여전히 비싼 가격, 충전 인프라 부족, 신기술에 대한 저항감 등으로 전기차 대신 '징검다리 소비'로 하이브리드차를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최근 들어선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기아의 올해 1~7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3만3750대로 전년 대비 26.1% 줄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차 증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으로 차종을 더욱 늘려 사실상 모든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도 이르면 연말에 출시되는 신형 모델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다.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2.5ℓ 휘발유 터보 엔진 기반의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출시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아직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제네시스도 조만간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놓을 예정인데, 기존 시스템이 아닌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방식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엔진이 주요 동력이고 모터가 이를 보조하는 형태라면, EREV는 모터가 주요 동력이며 엔진은 모터 가동에 투입되는 전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와 함께 전기차 시장 선점이라는 기존 전략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기아는 최근 투입한 소형 전기 SUV EV3에 이어 내년엔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내놓을 계획이고, 현대차도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의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