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서로 반대 주장 "공격 차단 vs 작전 성공"
2024.08.26 10:01
수정 : 2024.08.26 13: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퍼부었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계획대로 작전을 진행했다며 결과를 보고 추가 보복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반면 헤즈볼라를 선제 타격했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격을 미리 차단했다고 주장했으며, 미국은 이번 선제 타격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작전 성공, 결과 보고 추가 보복 가능"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등 외신들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수장인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는 25일 영상 연설에서 "모든 드론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나스랄라는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에서 발사한 드론이 공세의 주력이었다고 밝혔다. ‘아이언돔’을 비롯한 이스라엘 방공체계를 교란하기 위해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쓰였던 옛 소련의 카츄사 로켓포를 약 320발 발사한 다음 무인기 수십대를 연이어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정보에 따르면 무인기는 목표에 도달했다. 이스라엘이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고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작전을 시작하기 전인 25일 오전 4시 30분 무렵에 약 100대의 전투기를 출격시켜 레바논 내 헤즈볼라 거점을 미리 공격했다.
나스랄라는 "작전 30분 전 이스라엘군이 공격한 지역은 작전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었다"며 "우리 군사작전은 계획대로 정밀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정밀 미사일, 전략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파손되지 않았다"며 "오늘은 정밀 미사일을 사용할 의도가 없었지만, 가까운 미래에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와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익명의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프랑스 AFP통신을 통해 “글릴롯 기지는 공격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선제 타격으로 공격 방해 주장, 美는 개입 부인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5일 오후 군 지휘관들과 만나 "적은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 수백발을 쏠 계획이었지만 선제공격 덕에 50% 이상, 혹은 3분의 2가량이 발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과 접한 이스라엘 북부에서 언제라도 전쟁에 준비되어 있다면서 동시에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 회의를 통해 "이스라엘 중부의 전략적 목표물을 향해 발사한 헤즈볼라의 드론을 모두 격추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는 북부 전황을 바꾸고 주민들을 안전히 귀환시키기 위한 또 다른 단계"라며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과 맞서고 있는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인 이후, 레바논 국경에서 이스라엘과 산발적인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7월 27일 국경 지대 축구장을 공격해 어린이와 청소년 등 12명이 사망하자 7월 30일 레바논 베이루트를 타격, 나스랄라의 군사 고문 역할을 맡았던 푸아드 슈르크를 제거했다. 이에 헤즈볼라는 보복을 천명했다.
나스랄라는 25일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협상이 이뤄질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보복을 미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의 '1단계'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의 갈란트와 대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오스틴이 이스라엘 측에 "이스라엘의 자국을 방어할 권리, 그리고 이란과 역내 이란의 협력·대리 세력의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알렸다. 익명의 미국 관계자는 AFP통신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선제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 우리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헤즈볼라의 공격을 추적하는 데 필요한 정보·감시·정찰(ISR) 지원을 일부 제공했지만, 물리적인 작전은 수행하지 않았다. 그런 작전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