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했는데 왜 돈 안 줘" 울산 일용직 60대 낙서 사건 전말

      2024.08.26 14:14   수정 : 2024.08.26 15: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3개월 넘게 밀린 일당을 달라며 업주와 말다툼을 벌였던 60대 일용직 노동자가 홧김에 해당 건설업체 사무실 외벽에 낙서를 했다가 결국 검찰에 송치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검거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7시 50분께 자신이 일용직으로 일하던 울산 한 건설업체 사무실 외벽에 붉은색 래커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일용직 노동자인 A씨는 지난 4월에 3~4일 가량을 현장 작업자로 일을 했다. 하지만 그가 받아야 할 일당 60만원 가량은 7월이 다 되어서도 지급되지 않았다.

A씨가 수차례 건설업체를 찾아가 하소연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공사가 다 끝나야 일당을 줄 수 있다"라는 말뿐이었다.

참다 못한 A씨는 지난 7월 비가 내리는 날을 틈타 우의와 우산으로 신체를 가린 채 해당 건설업체 사무실 외벽과 창문에 커다란 글씨로 낙서를 자행했다.

낙서 내용은 "부실공사중 폐업태단"이라는 몇 글자였는데, 명확한 의미는 알 수 없었다.


범행 후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지만 신고를 받은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를 찾아냈다.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체는 그동안 밀린 일당을 A씨에게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투입됐던 공사가 다 끝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거된 후 사정이 알려졌지만 A씨는 경찰의 수사와 검찰 송치를 피할 수 없었다.

A씨에게 적용된 '재산손괴 범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은 해당 업체의 임금체불 여부를 파악 중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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