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문제풀이가 정서적 학대? 학부모, “애 망신줬다” 교사 고소
2024.08.27 08:09
수정 : 2024.08.27 08: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학생에게 칠판에 문제를 풀라고 했다는 이유로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가 고소까지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26일 전교조 전북지부(위원장 송욱진)에 따르면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지난 3월, 학부모 B씨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칠판에 풀게 해 망신을 줬다’, ‘특정 학생에게만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라며 교사가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이유였다.
학부모 B씨는 이번 고소 건 이전에도 A교사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학폭사건과 관련해 B씨는 학폭 신고를 하지 않고 A교사에게 분리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현행 규정 상 학폭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교사가 임의로 강제분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A교사는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A교사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자 B씨는 이후 ‘교사가 학생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을 방조하고 있다’면서 A교사의 전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신고 내용이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권한 내의 재량행위라고 판단, A교사의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결론을 냈다.
이에 A교사에 대한 법률지원에 나서왔던 전교조 전북지부는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하는 한편,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고소·고발을 당한 교사는 최소 몇 달, 몇 년 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이미 교사의 마음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무너진다”라면서 “아니면 말고식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이 절실하다. 정서적 아동학대의 개정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