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월 240만원 '필리핀 이모' 이대론 '그림의 떡'"

      2024.08.27 14:45   수정 : 2024.08.27 14:54기사원문
서울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추진된 가운데, 비용이 실효성을 낮추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여당과 서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국회와 정부, 지자체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는 27일 국민의힘 나경원·김선교·유상범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동으로 주최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문제와 해결책은?' 세미나가 열렸다.

오세훈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서비스 개시를 일주일 앞둔 지금까지도 어렵게 도입한 제도가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은 양육가정의 가사·돌봄 부담을 덜고,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할 10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지난 6일 입국했으며 4주간 특화교육 후 9월 3일부터 서울 내 157가정에서 가사관리를 하게 된다.

오 시장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양육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겠다는 것이 당초에 제가 제도 도입을 제안한 취지였는데, 지금과 같은 비용이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해외 돌봄 인력을 도입해봐야 중산층 이하 가정에는 그림의 떡"이라고 언급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이용가정의 부담액은 시간당 최저임금(9860원)과 4대 사회보험(고용보험,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산재보험) 등 최소한의 간접비용을 반영한 금액이다. 1일 4시간 기준 월 119만원 정도이며, 8시간 전일제의 경우 월 238만원이다. 반면 이 제도를 먼저 시행 중인 홍콩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비용이 월 최소 83만원, 싱가포르는 48만∼71만원이다.

오 시장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문제 관련 E-7 비자 대상 직종에 '가사사용인' 추가 등의 서울시 제안에 법무부의 대처는 매우 안이한 느낌이다"라며 "정부가 앉아서 부작용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함께 지혜를 모으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가적 미래 어젠다로 정하고 국회와 지자체, 관계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종합적 논의와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국내에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E-9 비자를 받았다. E-9 비자는 비전문취업비자로, 이들은 정부인증 서비스 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해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다. 오 시장이 언급한 E-7 비자는 특정활동비자로, 비자 대상 직종에 '가사사용인'을 추가하면 각 가정이 이들과 개별계약을 맺을 수 있다.

나경원 의원도 "서울시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을 시범 도입했으나, 높은 비용으로 실효성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외국인 가사관리사 고용을 활성화하고, 더 많은 국민이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임금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그러면서 △돌봄 등 업종별 차등을 통한 최저임금 구분적용 △사적계약을 통한 최저임금 적용제외 △단기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제외 등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

발제를 한 김현철 홍콩과기대 교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을 통한 양육방식과 돌봄방식의 자유가 이 제도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처음에는 임금이 좀 낮더라도 일을 하면서 점차적으로 생산성에 맞게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강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대담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저출생 대책의 첫발이자 향후 외국인 정책으로 이어지는 획기적인 전환책"이라며 "우수한 돌봄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확보와 일정 기간 종사 후에는 영주권과 국적을 부여하는 등 외국인 이민정책과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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