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 마이너스 성장에 기업환경 지수까지 계속 떨어져
2024.08.28 13:49
수정 : 2024.08.28 14: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 경제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됐던 독일 경제는 지난 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기업환경지수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유로뉴스는 독일 연방통계청(FSO)이 공개한 2·4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0%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고 보도했다.
FSO 루트 브란트 청장은 “전 분기에 다소 상승했던 독일 경제가 봄에 둔화됐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가 분기 성장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성장을 보인 것은 0.3% 성장을 기록한 지난해 1·4분기가 마지막이다. 이후로는 0%나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왔다.
독일 경제가 후퇴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가계들의 소비와 투자 감소다. 소비는 지난 2·4분기에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또 기업들은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자 신규 투자를 꺼려 기계와 장비 투자는 4.1% 감소했으며 건설 투자도 2% 줄었다.
독일 경제의 강점인 무역에서도 수출이 전 분기 보다 0.2% 줄어들어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망 차질이 아직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제 둔화에도 고용은 긍정적이어서 2·4분기 고용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0.4% 증가했으며 평균 순임금도 5.1% 늘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제 불확실성 속에 근로자들의 부담을 다소 덜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독일 연방고용청에 따르면 독일 실업자 수는 1년전에 비해 20만명 증가했다.
하지만 독일 시장연구기관 GfK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9월 소비자 선행지수가 -22.0로 3.4p 떨어지면서 소비 의지가 줄어들었음을 보여줬다.
뉘럼베르크 시장결정연구소의 소비자 전문가 롤프 베르클은 “유럽 축구선수권 대회가 촉진시킨 소비는 일시적인 것으로 대회후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소비 부진은 독일 경제 전망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베르클은 "불안한 고용 보장에 소비자들이 더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어 소비자신뢰지수의 빠른 회복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유로뉴스는 취약해진 경제와 주요 산업의 감원 계획, 부도 기업 증가와 침체 가능성은 앞으로 수개월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위기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밸린저그룹의 카일 채프먼 외환 애널리스트는 “독일에 붙은 ‘유럽의 아픈 국가’ 딱지가 더 오래 붙어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루전 독일 경제연구소인 이포(Ifo)연구소가 공개한 독일 8월 기업환경 지수는 4개월 연속 떨어진 86.6을 기록해 제조업 부진 속에 독일 경제가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포연구소 소장 클레멘스 푸에스트는 “독일 경제가 갈수록 사태로 치닫고 있다”며 “기업들이 보는 전망은 더 비관적”이라고 우려했다.
이포연구소의 설문조사에서 독일 경제의 전통적인 기둥인 제조업이 주문 감소와 자본집약적 부문의 부진 등에 전망이 어둡다는 응답이 많이 나왔다. 푸에스트 소장은 높은 금리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이제 천천히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ING 이코노미스트 카르스텐 브르체스키는 올해초에 예상됐던 독일 경제의 기대감이 사라진 것에는 글로벌 경제가 취약한 것이 크게 작용했지만 미국 경제의 냉각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긴장과 불투명한 독일 국내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노트에서 “독일 경제가 1년전 자리로 되돌아갔다”며 “개선될 기미는 거의 보이지 않는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성장 느림보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