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 '살짝' 넘긴 예산 증가율에도 되레 높아지는 세수우려, 왜

      2024.08.28 15:12   수정 : 2024.08.28 15: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년 지출증가율 3%를 살짝 넘긴 '긴축' 예산안을 발표했지만 세수 우려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올해 대비 3.2% 늘어나는 정부 지출을 수입(세수)이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채권시장은 정부가 세수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것으로 보고 금리 상승(채권값 하락)을 전망했다.

28일 정부가 내놓은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세수(총국세)는 382조4000억원이다. 올해 예산에서 잡았던 367조3000억원 대비 4.1% 늘어난 것이다.


지출 증가율 3.2%, 수입 증가율 4.1%를 단순 비교하면 격차가 크지 않다. 하지만 올해 세수가 지난해에 이어 '세수펑크'가 확실한 상황을 감안했을 땐 내년 세수 증가폭은 더 가팔라져야 한다. 나라 곳간 가늠자인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내년 2.9%로 제시한 상황에서 10% 이상 세수가 늘어야 할 것이란 예상까지 제기된다.

정부는 아직 올해 세수 재추계를 내놓지 않았지만 올해 세수가 예산(367조3000억원) 보다 10조원 모자란다고 가정하면 내년 세수(382조4000억원)는 7.0%(25조1000억원)가 더 걷혀야 한다. 세수결손분이 20조원으로 늘면 10.1%(35조1000억원) 증가해야 예산안을 맞출 수 있다.

경제연구기관들도 올해 세수가 20조원 안팎으로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올해 국세수입을 344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350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각각 올해 예산 대비 23조2000억원, 16조8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본 것이다.

만약 조세연 추정대로 올해 세수가 감소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세금을 38조3000억원 더 걷어야 한다. 내수부진과 투자위축 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 세수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정부가 재정준칙의 국회 통과를 목표로 내년 예산안에 담은 관리재정수지 -2.9%(국내총생산 대비)도 달성도 공염불이 된다. 동시에 세수부족분을 막기 위한 국채발행으로 나랏빚 증가속도는 가팔라지게된다.

다만 정부 입장은 다르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 시점이 올해 상반기로 늦춰졌고 세수효과도 내년으로 미뤄졌다는 것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는 수출이 호조세고 기업들 실적이 좋아졌고 그렇기 때문에 내년도 세수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의 이같은 언급은 경기회복 낙관, 세수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이를 반영하듯, 내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법인세는 올해 대비 14.0% 증가하는 것으로 잡았다. 부가가치세, 근로소득세도 각각 8.1%, 4.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시장에서는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세수펑크로 내년 국고채 발행이 증가, 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정부는 내년에 201조3000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올해 예산과 비교하면 42조8000억원 더 많다. 102조2000억원은 만기상환에 따른 차환발행, 83조7000억원은 순발행이다.
순발행 규모는 올해 67.9%(33조9000억원) 증가했다. 일반회계 세입 부족분 보전을 위해 발행하는 적자국채는 86조7000억원으로 올해(81조7000억원)보다 5조원 더 늘어난다.


김상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년 연속 세수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사용한 재원(공자기금 수입)을 내년에 국고채 발행으로 대신해야 하기 때문에 순발행 규모가 증가했다"며 "금리 상방 리스크"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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