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고교 동문도 반대…구덕운동장 재개발 향방은

      2024.08.28 15:47   수정 : 2024.08.28 15: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부산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방향을 놓고 구덕운동장 인근에 위치한 고교 동문회도 부산시의 재개발 사업을 반대하고 나섰다. 서구 주민들과 부산시는 이달 말 발표될 전망인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혁신지구’ 구덕운동장 재개발 공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부경고등학교 총동창회와 부산체육고등학교 총동창회, 그리고 개성고등학교와 동래고등학교 동문들이 공동 운영하는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사업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사업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동문회 일동은 공동성명을 통해 구덕운동장 시설이 근대화를 겪은 긴 역사를 지닌 점을 들어 보존돼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인 여론 수렴을 거쳐 재개발 등 미래 향방이 결정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들은 “구덕운동장은 지난 1928년 부산 최초 공설운동장으로 문을 연 이래 부산항일 학생운동의 발원지이자 김구·윤봉길·이봉창 열사 순국 합동 영결식이 거행된 자랑스러운 역사적 장소”라며 “또 1973년 종합운동장으로 개축된 뒤 전국체전과 아시안게임 성공 개최 및 전국고교야구대회·전국중고등축구대회·전국소년체전을 소화하며 지역 청소년 스포츠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인근 학교와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인 개발 사업인 관계로 추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일조권, 조망권, 학습권 침해를 비롯한 교육환경 악화도 우려되는 관계로 학생과 시민의 객관적인 여론 수렴을 통해 시설의 미래가 결정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구에 거주 중인 부산대 주기재 생명과학과 교수는 “구덕운동장이 부산의 미래유산으로 선정될 당시 미래세대를 위한 문화와 역사적 가치 계승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며 “지금 재개발 사업은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배제된 단순 개발사업이 된다면 원도심의 발전을 견인하기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부산시 측은 국토부에 신청한 공모 자체를 뒤엎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의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 공모는 이미 중앙에 올라가 심의 과정도 거의 끝나 국토부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며 “공모 선정이 안 된다면 사업은 원상 복귀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단 현재로썬 혁신지구 사업 아니면 민간투자, 이 2가지 방법밖엔 없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반면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협의회는 공모가 통과될 경우 단식투쟁과 부산시장 주민소환제 등을 강행할 계획이라 갈등이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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