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손·겨드랑이에 '땀 줄줄'… 나한테 맞는 치료법 찾아야
2024.08.30 04:00
수정 : 2024.08.30 04:00기사원문
의료진들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이 되면 다한증 환자들은 손·발·겨드랑이가 젖을 정도로 땀 배출이 많아져 심하면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29일 경고했다.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뉘는 '다한증'
다한증은 원인에 따라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뉜다.
선천성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건강한 상태에서 특정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후천성 다한증은 중추신경에서부터 말초신경에서 발생되는 불안이나 우울감 같은 신경질환,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두부 손상 등에 합병돼 나타나는 경우다. 이 증상은 젊은 층에서 약 3% 정도 발생하며, 환자의 약 30~50% 정도가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
다한증은 일반적으로 신경학적, 정신적, 유전적 요인이 증상의 호전과 악화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체 외부 자극에 대응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자율신경계, 즉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중에서 교감신경 항진에 의해 정상적인 체온 유지 이상으로 과한 땀 분비가 일어나고 땀 억제 조절이 되지 않아 다한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땀에 대해 의식하고 긴장하고 당황하게 되면, 감정에 의해 뇌의 변연계가 자극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노르에피네프린이 분출되고, 교감신경계 기능을 다시 흥분시켜 땀 분비량을 더욱 증가시킨다.
■대인기피증·우울증으로 이어져
다한증은 환자 본인의 불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시선까지 의식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다한증으로 강박증 또는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신경정신과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있다. 반대로 신경정신과 질환을 앓으면서 얼굴땀 증상이 나타나는 안면다한증이나 손, 발다한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땀 냄새라도 나지 않을까'하는 심리적 불안감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적지 않다.
다한증은 심리적 긴장, 불안상태와 관련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다한증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다한증이 치료되면서 발한량이 줄어들어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이 해결되자 불안과 긴장도, 사회적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강남나누리병원 심혈관흉부외과 김인광 소장은 "올해는 여름철 무더위가 지속된 탓에 지난 6월부터 다한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10대에서 4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취업, 학교, 가정 등 다한증으로 인한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많은 환자들이 증상이 있음에도 참다가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한증으로 인해 의기소침하고 소극적인 성향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기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다한증 증상에 따라 치료법 달라
다한증은 증상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따라서 근거 없는 속설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문 병원에서 맞춤형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환자에 수술이 필요하진 않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땀이 많이 나는 경우, 특정 부위에 과도한 땀이 나는 경우에는 수술이 권장된다. 특히 별다른 질환 없이 손, 발, 겨드랑이 등에 눈에 띄는 과도한 발한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좌우 대칭적으로 땀이 나는 경우 △1주일 1회 이상 과도한 땀이 나는 경우 △땀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 △가족 중 다한증이 있는 경우 △2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 경우 △땀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낮아진 경우 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치료가 필요한 다한증으로 진단한다.
다한증의 비수술적 치료는 국소적으로 약을 바르거나 약물치료(항콜린성 약물 및 진정제), 보톡스 주사치료 등이 있다. 다만 이 방법은 약 처방을 중단하거나 시술을 중단하면 재발한다는 한계가 있다.
수술적 치료는 흉강내시경을 이용한 교감신경절제술로 진행된다. 흉강내시경 교감신경절제술은 수술 상처가 거의 없고,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해 빠른 일상 복귀가 장점이다. 수술 부위는 주로 안면, 손, 발바닥, 겨드랑이 등의 국소적 다한증 치료를 위해 시행되며 효과 지속 기간도 영구적이어서 다른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많이 적용된다.
한방으로도 다한증 치료도 가능하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김관일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다한증을 치료할 때 땀샘을 막는 약을 쓰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과다한 부분을 덜어내 전체적 균형을 맞춰 땀의 분비를 정상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