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예산안의 방향과 개선 방안
2024.08.29 18:23
수정 : 2024.08.29 18:55기사원문
재정건전성 개선을 위해 2025년도 예산안의 지출은 2024년 대비 3.2%만 증가한 677조원으로 편성됐다.
2025년 예산안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2022년 45.9%에서 2025년 48.3%로 연평균 0.8%p씩 증가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국가채무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13.5%p 증가하여 연평균 2.7%p씩 증가했음에 대비해 보면 윤석열 정부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어떤 정치가와 전문가는 다른 선진국들의 국가채무 수준이 매우 높음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아 확장적 예산이 문제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분석하면 국제적 기축통화를 가진 미국을 제외하면 높은 국가채무는 결국 경제위기 또는 장기 경제침체로 결과되었다. 더욱이 고령화, 저출생, 저성장, 통일 등 우리나라 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불확실성을 고려한다면 필자는 여전히 미래세대를 위해 국가채무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2025년도 예산의 복지 및 일자리 분야 지출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여 맞춤형 지원 형태로 편성돼 있다. 저소득 가계, 노인, 청년, 군인, 신혼부부, 소상공인, 농어민 등 정부 재정지원 필요성이 높은 대상자에게 유형별 맞춤형으로 현금성 급여 또는 현물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사회서비스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사회서비스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고 누구나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동의할 수 있는 교육·훈련·의료·돌봄·주거 등을 정부가 현물 형태로 제공함을 의미한다. 필자는 사회서비스 확대가 야당이 제안하고 있는 13조원 예산의 전 국민 대상 1인당 25만원의 회복지원금 지원보다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필자는 이러한 2025년 예산안의 큰 방향에 동의하나,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첫째로, 예산절감과 효과성 증대를 위해 일부 예산이 여러 부처 간의 협업 형태로 편성되었음이 강조되고 있는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업 형태의 예산 편성도 추진되기를 바란다. 지방대학에 대한 교육부 예산의 절반을 지방정부로 이양하여 편성되도록 한 RISE 사업이 중요한 예가 될 수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방기업 지원 예산과 고용노동부의 지역인재 훈련 예산의 일부도 유사하게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가지고 편성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중장기 복지 확대와 필요재원 확보에 대해서 정부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국회에서 논의하는 틀이 마련돼야 한다. 5년 단위의 중기재정계획인 국가재정운용계획에 한 세대인 30년 후의 지출과 수입 규모와 구조에 대한 정부 안도 추가로 담는 것이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셋째로, 다행히도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 전 수준으로 회복됐는데 증액된 R&D 예산을 AI, 반도체, 바이오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지원으로 한정하기보다는 기초연구 전체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