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A씨 “3년 내 결혼 밑천 모으려는데···4년 벌어 5000도 없어”
2024.09.01 05:00
수정 : 2024.09.01 05:00기사원문
29세 A씨 월 수입은 270만원이다. 연간 비정기 수입은 800만원이다. 월 지출은 236만원이다. 고정비가 보험료(14만원), 부모님 용돈(10만원)을 합쳐 24만원이다. 변동비는 용돈 및 생활비(50만원), 직장 식비(9만원), 교통비(12만원), 통신비(10만원), 회비(3만원), 운동비(15만원), OTT(3만원) 등 102만원이다. 저축은 청약저축(10만원), 적금(100만원)을 포함해 110만원씩 하고 있다. 연간비용으로는 800만원이 나간다.
자산은 예금(2600만원), 청약저축(600만원), 적금(700만원), 비상금(700만원) 등 4600만원이다. 부채는 따로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면 필수 지출 사항을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일단 임의로 정한 만큼 적금을 넣거나 우선 쓰고 남은 돈을 입출금 통장 등에 모아가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출이 점차 늘어가게 돼 저축을 한다고 해도 돈이 생각만큼 빠르게 쌓이지 않게 된다. 번거롭더라도 초기에 재무목표를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야 지출을 통제할 수 있다.
우선 각 항목별 목표금액부터 구체화하면 된다. 기간은 연 단위부터 시작해 3~5년 중기로 확장해갈 수 있다. ‘연 2000만원, 5년 내 1억원 만들기’와 같은 목표를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본인 지출 내역을 정밀하게 파악해 이 같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현 상태가 적정한지 평가해볼 수 있다. 혹은 반대로 소득 대비 목표금액이 과도한지 여부도 판단 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무목표를 수립한 후 지출을 얼마나 통제해야 할지, 또는 목표금액을 재설정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다”며 “사회생활 초기에 이 같은 일을 하는 게 좋고 이후 결혼, 노후준비 등의 목적과 연결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 투자는 목표금액을 이루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다. 반대로 원금 손실로 인해 어느 목표에도 닿을 수 없게 될 위험도 있으나 퇴직연금의 투자환경 조성, 미국시장에서의 투자수익 경험 등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적어도 관심은 갖고 있어야 한다. 더욱이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적금만으로는 실질자산을 대폭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초년생 입장에선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적립식으로 투자해보며 경험과 역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다만, ‘투자=수익’은 공식이 아니므로 투자와 예·적금 비중을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주식투자로 얼마를 벌었다는 등의 소식으로 인해 포모(FOMO) 증후군에 떠밀려 급하게, 과도하게 투자를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A씨의 경우 3년 후 1억원을 만들기 위해선 청약을 빼면 현재 4000만원이 있는 만큼 연 2000만원을 저축해야 한다. 월 지출 정도는 양호하나 용돈이나 통신비 등은 감축해야 한다. 청약저축도 일부 줄이는 것이 낫다. 연간 지출의 경우 비정기 수입을 전부 상쇄하고 있으므로 700만원 정도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
투자는 일단 소액만 활용해 적립식으로 시작해야 한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자금을 넣었다가 모든 목표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 이후 단기 목표를 달성하면 중기 목표를 세워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구체적으로 월 추가 저축금액 55만원을 확보해 적금에 45만원를 더 얹고, 개인형퇴직연금(IRP)에 10만원을 신규 집행할 수 있다. 그러면 월 저축액이 160만원으로 늘어 연 1920만원을 모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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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