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QR바코드, 새로운 유통혁신을 이끈다

      2024.09.07 06:00   수정 : 2024.09.07 06:00기사원문

FN 재계노트는 재계에서 주목하는 경제 이슈와 전망을 전문가 시각에서 분석하고, 이를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주>

유통상품식별코드, 일명'바코드'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기존 바코드의 막대 모양 심벌 대신 많은 이에게 친숙한 QR코드 심벌로 바뀌고, 심벌에 담을 수 있는 정보량도 대폭 확대됐다.



해외에서는 코카콜라, 로레알, P&G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를 영민하게 알아채고 제품 적용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먹는 샘물을 비롯한 식품 분야에 먼저 도입되고 있으며, 편의점이나 백화점, 마트에서 적용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기존 막대형 바코드다. 과자봉지 뒷면 하단이나 음료수병 제품정보 라벨에 검은색, 흰색 선이 번갈아 그려져 있는 막대그림과 그 밑에 880으로 시작되는 13자리 숫자가 찍혀 있는 것이 막대형 바코드다. 정품인 표준바코드는 민간 국제표준기구인 GS1(Global Standard No.1)의 기준에 따라 전 세계가 동일한 규칙으로 생성한다.


GS1은 표준바코드에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2027년까지 막대형 바코드를 QR코드방식으로 대전환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GS1 표준QR코드'가 그 주인공이다.

QR코드는 크기에 따라 수천 자의 숫자나 문자를 넣을 수 있다. 기존 막대형 바코드가 숫자 13자리를 담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정보량의 차이가 엄청나다. GS1 기준에 따라 QR코드 하나에 상품식별코드와 함께 △소비기한 △생산일자 △포장일자 △중량 △부피 △인증정보 등 유통 각 단계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담게 된다.

이미 나온 QR코드에 정보를 담는 걸 혁신으로 볼 수 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다. 'GS1 표준QR코드'가 일반 QR과의 다른 점은 '표준' 정보라는 것이다. 국가마다 언어가 다르면 서로 소통하기 어렵듯, 상품과 관련된 정보 전달이 개별 기업과 점포마다 다르면 정보 호환에 있어서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표준QR코드가 확산되면 서로 다른 데이터를 호환하는 데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유통업뿐만 아니라 제조, 물류, 소매, 소비자까지 연계된 새로운 비즈니스 세계 공용어로서 역할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과 기업을 넘어 산업과 산업, 경제주체 간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새로운 혁신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혁신을 예감하고 퍼스트 무버의 이점을 얻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업 효율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퍼스트 무버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대전환 목표 시기인 2027년까지 그리 멀지 않은 기간에 라스트 무버(Last Mover)로 남지 않으려면 지금 바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고수현 대한상공회의소 표준협력팀장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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