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주담대 제한' 배경엔 銀 가계대출 8.3조↑ '역대급 증가'...9월엔 주담대 잡히나
2024.09.01 17:44
수정 : 2024.09.01 17: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KB국민은행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 건수를 제한하는 '총량관리'를 검토하는 것은 지난달 주택관련대출 증가세가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한 때문이다. 지난달 은행이 발표한 주담대 한도 축소 및 금리인상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걸리는 만큼 고강도 조치를 통해 증가세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잔액은 724조617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에 비해 8조3234억원 증가했다.
특히 전세대출, 주담대를 포함한 주택관련대출잔액은 지난 7월 말 대비 7조3234억원이 늘어 567조73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달 30~31일 대출까지 포함하면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이던 7월(7조5975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관측된다.
규제 효과로 '막차 타자'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마이너스통장대출(통장한도대출)이 일주일 사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 중 4곳 은행 마이너스대출잔액은 31조4133억원으로 22일(31조1722억)보다 2411억원 늘었다.
KB국민은행이 마이너스통장대출 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하는 등 시중은행에서 마통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규제 시행 전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8월에는 여름 휴가철 관련 개인의 자금 사용이 늘어나면서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다른 신용대출보다 마이너스통장 이용 빈도가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주택거래 심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살아난 데다 더 낮은 금리를 찾아가려는 소비자 심리상 지방은행·외국계은행 등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는 총 1만2783건으로 2021년 8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섰다. 특히 한 달 새 거래량이 40.6% 증가해 주택매수심리 회복을 시사했다.
은행들은 고강도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주 증가세가 둔화된 것을 고려할 때 이달부터 증가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6~29일 일별 주담대 순증 현황을 보면 지난 7월 말이나 8월 초에 비해 규모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주담대 특성상 대출 접수부터 실행까지 시차가 있지만 규제 강화 이후 증가세가 둔화된 걸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일선 영업점에서도 차주들의 대출 의지 및 수요가 완화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7월 은행들이 가열차게 금리를 인상한 효과 등으로 영업점 가계대출 창구에 고객이 많이 줄었다"면서 "상담 건수도, 실행 건수도 조용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용대출까지 늘어난 만큼 증가세 둔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은 통상 창구 접수 후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심사기간을 거친 후 통계에 반영된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증가세가 둔화되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소현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