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산사업소들 폭우로 피해 막심…외화벌이 ‘적신호’

      2024.09.01 15:04   수정 : 2024.09.01 15: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 서해안에 있는 양식장들이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피해 사례가 잇따라 올 하반기 수산사업소들의 외화벌이에 비상이 걸렸다고 1일 알려졌다.

이날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신변 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평안북도 내부 소식통에 인용해 "북한 수산사업소는 서해안 앞바다에서 가리비, 바지락, 피조개, 대합, 다시마, 미역, 김 등을 양식하는데, 최근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양식장 어패류 상당량이 폐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수산사업소들은 조개류의 경우 약 500t의 물량을 1kg당 한화 약 2만원(약 110위안)의 가격으로 중국에 팔기 때문에 한 철 조개류 수출로 우리돈 약 100억원(5300만위안)의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때문에 이번 폐사에 수산사업소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소식통은 “가리비와 바지락, 대합 등은 내달 출하를 시작해야 하는데, 성체가 되기 전 폐사하면서 올해는 수산사업소의 조개류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압록강 인근에 있는 평안북도 용암포, 철산군, 가도 등의 양식장은 지난달 말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서해 연안 해수 염도가 낮아진 것이 어패류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같이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한 지 한 달여가 됐지만 아직도 압록강의 흙탕물이 서해로 유입되면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와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신포시 바닷가 양식사업소 건설 준비 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풍어동 지구 앞바다 수역에서 밥조개와 다시마 양식을 잘하면 척박하고 경제력이 약한 신포시가 3~4년 후에는 공화국의 시·군들 가운데서 제일 잘사는 부자시가 될 수 있다”며 “(이곳을) 새 세기 양식업의 본보기로 꾸리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올여름 폭우, 폭염으로 양식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산사업소들 자체로도 올 하반기 외화벌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게다가 지난달 농어철이 시작되면서 어획 활동을 해야 했지만, 지난달 말 수해가 발생하면서 수산사업소들이 농어잡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금 서해안 수산사업소들의 상황이 다 비슷하다”며 “당의 지시를 관철하려면 어떻게든 외화를 벌어와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앞길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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