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베트남發 마약 밀수 비상

      2024.09.01 19:13   수정 : 2024.09.01 19:13기사원문

#. 관세청 부산세관이 지난 6월 합성대마 46병(각 10㎖)과 낙태약 59정을 밀수입해 국내에 유통한 베트남 국적 마약 밀수조직을 검거했다. 밀수조직원 4명은 부산, 전북 등지에 있는 대학교의 유학생이었다. 예정된 학업 기간이 끝났지만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마약 밀수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점조직 형태로 대구, 창원, 세종을 거쳐 밀수입한 마약을 옮기고 국내 구매자에게 판 것으로 파악됐다.

동남아시아발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오는 밀수 범죄가 계속해서 늘어 우려를 낳고 있다.
기존 많았던 태국에 이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에서 몰래 들여오는 마약류가 급증한 여파로 해석된다.

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외국인 마약류 밀수 사범 중 베트남인은 141명으로 전체의 23.9%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14명(4.3%)과 비교해 1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올 상반기 베트남인 마약류 밀수 사범은 89명으로 전체 315명 가운데 28.3%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베트남인 마약류 밀수 사범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동남아시아발 마약류 밀수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태국인 비중도 여전한 실정이다. 국내 외국인 마약류 밀수 사범에서 태국인의 비중은 40~50% 차지한다.

태국과 베트남의 마약류 밀수 사범을 합하게 되면 지난해 기준 전체 외국인 마약류 밀수 사범 가운데 63.9%에 이른다. 지난 2019년 49.2%에 비해 14.7%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전체 동남아시아 국적 마약류 밀수 사범의 99%가 태국과 베트남인이다.

동남아시아발 마약류 밀수 증가는 지역적·지리적 특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태국과 베트남에서는 골든트라이앵글발 필로폰, 야바 등 합성마약의 밀수가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과 라오스, 미얀마의 접경 지역인 골든트라이앵글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마약류 공급처로 악명이 높다. 생산량으로 보면 전 세계에 유통되는 마약류의 4분의 1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생산된 마약류가 태국을 중심으로 국내에 밀수됐다. 여기에 최근 베트남으로부터 밀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골든트라이앵글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새로운 루트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글로벌 물류 허브인 동시에 한국과도 교역이 많다는 큰 영향을 끼쳤다.

때문에 태국과 베트남 지역의 밀수를 근절한다고 해도 풍선효과에 의해 다른 동남아시아 지역의 마약류 밀수가 급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적발 중량 기준으로 올 상반기 동남아시아 국가발 마약류가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동남아시아 국가 중 태국, 베트남발 적발 중량은 감소한 반면 말레이시아발이 전년동기대비 112%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중 특히 미얀마에서 마약류가 육로로 된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흘러가고 이 중 일부가 한국으로 들어온다"며 "태국과 한국 간의 교역 많다는 점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발 마약류 밀수가 늘어나자 지난해 6월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또 럼' 베트남 공안부 장관과 만나 △마약범죄자에 대한 수사정보 공유 △밀반입 차단 △양국 공동 기획수사 △국외 도피사범 검거·송환 등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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