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산 명품가방, 모셔놓지 말고 자주 사용하세요"

      2024.09.01 19:19   수정 : 2024.09.01 19:19기사원문

"수백 수천만원 명품제품 수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금도 염색과 가죽 등 재료 공부를 쉬지 않고 하고 있다. 수선이 완료된 제품에 고객이 만족할 때만큼 기분 좋은 것이 없다.

"

대한민국 1번지 서울 강남구에서 15년 넘게 명품 핸드백과 지갑, 벨트 등을 수선하고 있는 정헌석 명품수선전문 가죽리본 대표(사진)의 말이다.

정 대표는 40년 가까이를 서울에서 여성 핸드백과 구두 브랜드 제조업을 해 온 명장이다. 15년 전 명품시장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업종 전환을 했다. 정 대표는 "젊었을 적에 열정적으로 몇날 며칠 밤을 새우며 제품을 디자인하고 샘플을 만들었다"며 "어느 순간 힘에 부치고 명품시장이 클 것으로 예상돼 강남에 자리를 잡고 공방을 열었다"고 전했다.

공방으로 시작한 가죽리본은 현재 딸, 아내와 함께 운영 중이다.
딸은 온라인 마케팅을 하고, 제품 수선은 정 대표 혼자 도맡고 있다. 정 대표는 "남의 손을 빌려 제품을 수선할 경우 손상률은 물론 책임감도 떨어질 것 같았다"며 "앞으로도 고객만족도는 물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끝까지 자신이 맡아 책임지면서 수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책임감 때문인지 단골고객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는 입소문을 타면서 제품을 맡기는 고객이 밀려들고 있다. 정 대표는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상담을 중요시하고 있다. 제품 손상도를 고객에게 알리고 수리 완료 후 변화될 모습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제품 수선 수준도 있지만 만족도가 높은 것은 상담이라고 정 대표는 귀띔해 줬다.

최근 불황 속에 가죽리본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아껴 쓰고 고쳐 쓰려는 알뜰족 증가로 불황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한다.

정 대표는 "명품 수선시장은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틈새시장이라고 본다"며 "예전에는 버렸다면 현재는 고쳐서 쓰고, 제품 색깔을 바꿔가면서 사용하는 알뜰족이 증가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명품 관리방법에 대한 꿀팁도 알려줬다. 관리만 잘해도 제품을 오래 제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알려주는 명품 관리방법은 우선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세워두지 말고 걸어두라는 것이다. 만약 걸어둘 수 없다면 형태를 잡아 뉘어두라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명품 가방이라고 해도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관리가 잘못되면 제품 형태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사용하지 않으면 나중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가장 좋은 관리방법은 자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수리를 해 온 정 대표는 "제품 사용 때보다 제품을 보관하다가 망가지는 경우를 더 목격해 왔다"고 설명했다.

명품시장에서 소비자의 권리도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수천만원짜리 명품 제품은 구매 후 수리가 필요할 때 고객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 피해 완화를 위해 해결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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