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어 독일도 극우 열풍, 2차 대전 이후 첫 지방선거 승리

      2024.09.02 10:37   수정 : 2024.09.02 10: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 프랑스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기록적인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이웃 독일에서도 극우 정당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독일의 기성 정당들은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협력해 극우의 약진을 저지할 계획이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 방송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독일 중부 튀링겐주와 동부 작센주에서는 각각 주의회 선거가 열렸다.

이날 현지 ARD방송에 출구조사에 따르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튀링겐주에서 32.8~33.4%의 득표율을 기록, 23.8%의 득표율이 예상되는 중도 우파 기독민주연합(기민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센주 출구조사에서는 CDU가 31.5~31.8%의 득표율로 AfD(30.8~31.4%)를 겨우 밀어낸다는 예측이 나왔다.

지난 2013년 창당한 AfD는 지난 2017년 총선에서 득표율 3위를 기록해 의회에 발을 디뎠다. 극우정당으로는 약 70년 만에 이뤄낸 원내 진출이다. AfD는 2021년 총선에서 10.3%의 득표율로 정당 가운데 5위에 그쳤으나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독일 정당 중 득표율 2위를 차지했다.
AfD가 튀링겐에서 승리한다면 독일에서 나치가 몰락한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주의회 선거에서 이기는 셈이다. AfD는 튀링겐과 작센처럼 경제적으로 낙후된 옛 동독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망명 난민 추방, 유럽연합(EU) 국경 봉쇄 같은 정책들을 내걸고 있다. 이들은 독일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며 독일에 저렴한 천연가스를 공급했던 러시아에 우호적이다.

유럽 매체들은 AfD의 승리가 내년 9월에 총선을 앞둔 집권 연정에 큰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성향의 독일 사회민주당(사민당)은 2021년 총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기민련을 꺾고 1당이 되었다. 그러나 사민당은 과반을 얻지 못해 비슷한 성향의 녹색당 및 중도 우파 계열의 자유민주당과 연립 정부를 세웠다. 오는 22일에는 내년 총선 이전 마지막 주요 선거로 숄츠의 지역구(포츠담)가 포함된 브란덴부르크주에서 주의회 선거가 열린다. AfD는 현재 브란덴부르크주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1위다.

만약 AfD가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를 확정하더라도 단독 과반은 어렵다. 현지 매체들은 AfD가 다른 정당들과 연정을 꾸리기도 힘들다고 내다봤다. 양대 정당인 기민련과 사민당 모두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며, 독일 헌법수호청은 튀링겐과 작센의 AfD 지역당을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이러한 견제는 지난 7월 프랑스 총선에서도 나타났다. 당시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기성 좌·우파 정당들의 후보 단일화로 인해 득표율 3위로 밀려났다.

AfD의 튀링겐 지역당 대표인 비외른 회케는 1일 선거 직후 “역사적인 승리”라고 자평했다.
이어 “우리는 정부의 책임을 맡을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DW는 이번 선거에서 극좌 성향의 신생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약진했다며 AfD와 협력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두 정당은 지향하는 이념이 반대지만 난민 반대, 친러시아 정책 등에서 공통점이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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