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억원 썼는데’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한다… 이유는?

      2024.09.02 11:19   수정 : 2024.09.02 14: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100억원대 예산이 투입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에 대한 철거 수순에 들어갔다.

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를 철거하기로 하고 이달 말 주민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중보행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예상보다 적어 기존 목적인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정이다.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길이 1㎞의 다리다. 박원순 전 시장 때인 2016년 세운상가 일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추진됐으며 2022년 전 구간이 개통됐다.
총 사업비는 1109억원 수준으로 전액 시 예산으로 충당됐다.

사업이 끝난지 채 3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서울시는 공중보행로가 일대 지역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판단해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중 보행로 전 구간의 하루 평균 보행량(2022년 10월~지난해 10월 기준)은 1만1731건으로 공사 전 예측량(10만5440건)의 11%에 불과했다.
공중 보행로 아래 지상층의 하루 평균 보행량도 공사 전 3만8697건에서 공사 후 2만3131건으로 40% 감소했다.

이에 서울시는 공중보행로 1㎞ 구간 중 삼풍상가∼호텔PJ 사이 보행교(250m)를 우선 철거하고, 나머지 750m 구간은 세운상가군 공원화 계획과 연계해 함께 철거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재생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내년부터 철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나머지 구간은 상가와 보행 데크가 연결돼 있어 따로 다리만 철거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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