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고금리에 정부가 낸 '한은 마통 이자' 2965억원 '눈덩이'
2024.09.02 15:47
수정 : 2024.09.02 15: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지급한 한국은행 차입금 이자 총액이 3000억원에 육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5년 동안 발생한 이자 총액의 2배가 넘는다. 윤 정부 들어 세수 펑크로 차입 규모 자체가 늘어난 데다 고금리로 이자부담액이 급증한 때문이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한은 차입금 및 재정증권 발행 및 이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윤 정부 집권 이후 2년 동안(2022년 6월~올해 7월) 지급한 한은 차입금 이자 총액은 2965억원, 재정증권 이자 총액은 4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이자 총액은 7867억원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발생한 이자 총액(3432억원)의 2.3배에 해당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윤 정부 5년 동안 지급해야 할 이자 총액은 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은 일시차입금과 재정증권 발행은 정부 세입과 세출 간의 시차로 발생하는 일시적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자금조달 수단이다. 정부가 대규모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은으로부터 차입하는 금액이 늘어나면서 이자비용 역시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빌린 일시차입금 누적액은 올해 들어 8월까지 127조원에 달한다. 역대급 세수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117조6000억원) 총액을 9조5000억원이나 초과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 수치다. 아직 갚지 못하고 남은 잔액이 15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자 부담도 급증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한은에 1291억원의 이자를 지급했다. 진나해 같은 기간(1141억원)보다 13%(150억원), 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106억원)보다 11.5배 많다.
한은 차입금 이자는 직전 분기 마지막 월중 91일물 통화안정증권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포인트를 더해 산출한다. 기준금리가 0~1%대였던 이전 정부보다 3%대의 고금리 환경이라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56조원대의 '세수펑크'에 이어 올해도 30조원 안팎의 대규모 세수결손이 예상되면서 '재정 땜질'은 계속될 수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국세수입은 208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8조8000억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국세수입 예산(367조3000억원)이 지난해 실적보다 23조2000억원 많은 규모로 짜였지만 실제로는 9조원가량 덜 걷힌 셈이다. 1~7월 실적만 단순 적용한다면 32조원이 부족할 수 있다.
정부는 기금 여유자금, 자연 불용(不用) 등으로 최대한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원확보 작업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안도걸 의원은 "국가재정을 임시변통으로 계속 돌려막기 하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그 돈은 결국 세입으로 상환해야 해서 재정 여력은 더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