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도망가는데...비트코인 고래들은 지금 사모은다

      2024.09.03 07:00   수정 : 2024.09.03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이며 '개미(소액투자자)'들은 코인시장을 떠나가고 있지만 '고래(대형투자자)'들은 오히려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오후 3시30분 기준 5만777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달 23~24일 6만4000달러선까지 오르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주 점차 떨어지기 시작해, 이날 일주일 새 9.64%가 떨어졌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는 7870만원에 거래되며 8000만원선이 또 다시 붕괴됐다.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으로 투자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알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공포·탐욕 지수가 공포 단계를 기록한 날은 총 23일로, 전체의 76.67%를 차지했다. 공포 단계는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의미한다. 실제로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일 가상자산시장의 전체 거래량은 313억달러(약 42조원)로 최근 한 달 중 가장 낮았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비트의 아시아 사업개발담당 린 천은 "비트코인 가격이 5만8000 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많은 단기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갔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고래들은 비트코인 매집에 나서고 있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샌티멘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100개 이상을 가진 고래의 주소는 지난 달 말 기준 1만6120개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83개 늘어났고, 최근 17개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샌티멘트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실망하고 있지만, 비트코인 고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스터100'으로 알려진 고래 주소는 지난 1일 30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다. 미스터100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현재 약 7만2627비트코인으로 41억6000만(약 5조5660억원) 수준이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달러와 미국 국채 대신 금과 비트코인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국내 코인거래소 코빗의 김민승 리서치센터장도 "금리 인하가 임박했고 트럼프 당선 시 가상자산시장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기에, 당장의 가격에 신경쓰지 않고 계속 매집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비트코인 간접투자도 눈여겨 볼 만하다"라고 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올 2·4분기 3400만달러(약 454억원) 상당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을 매입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사로,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1% 이상인 22만6500개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이 비트코인에 대한 간접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코인 관련주인 블록과 코인베이스의 주식도 각각 6100만달러(약 825억원), 5100만달러(약 690억원)어치 보유 중이다.

최근 가격 하락도 고래들의 전략으로 보는 지적도 있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고래들이 일시적인 과잉 매도 흐름을 만들어서 가격 급락 후 저점 매수를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라며 "고래들은 이 과정에서 단기선물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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