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가입해야 대출 내줄께' 은행권 '꺾기' 5년래 최대

      2024.09.02 17:55   수정 : 2024.09.02 17: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은행이 대출을 내주는 조건으로 고객에게 예·적금 등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이른바 '꺾기' 규모가 지난해에만 17조원이 넘어 5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의 '꺾기' 의심 사례는 15만9건, 금액으로는 17조3152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 래 최대 금액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한 해동안 KB국민은행 꺾기 의심 사례가 3만8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IBK기업은행 2만2985건, 하나은행 2만2649건, NH농협은행 1만7943건, 우리은행 1만5991건, 신한은행 1만2006건이 뒤를 이었다.


금액으로는 IBK기업은행이 5조303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하나은행 3조4434억원, 우리은행 1조8327억원, KB국민은행 1조6983억원, 신한은행 1조6120억원 순이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그러나 지속되는 꺾기 문제 지적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많은 금액의 꺾기 의심 사례를 기록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기업은행의 경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가장 많은 금액의 꺾기 의심 거래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은행의 꺾기 의심 거래 총금액에서 기업은행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전체 금액의 36%,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29%, 31%를 차지했다.

또한 2022년 대비 2023년 꺾기 의심 건수는 줄어든 반면 금액은 더 증가했다.

개인 고객에 대한 꺾기 의심 사례가 증가하면서 은행의 꺾기 행태가 더 교묘해지고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 의원은 "기업은행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꺾기 1위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동반자여야 할 기업은행이 오히려 중소기업을 울리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은행 당국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실질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과 금융당국의 엄격한 감독을 통해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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