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는 철강업계… 동국제강, 부분조업 연장 가닥

      2024.09.02 18:28   수정 : 2024.09.02 18:28기사원문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공세로 철강 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동국제강이 기존 8월 말까지 하려고 했던 부분 조업을 사실상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철강업계 부진에 따라 현대제철도 일부 제품 생산량을 줄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 "사실상 연말까지 부분조업"

2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기존 8월 말 종료하려고 했던 인천공장 야간조업을 일부 연장하기로 했다.

정확한 연장 기간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연말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동국제강이 야간조업을 하고 있는 곳은 인천공장이다. 동국제강 철강 생산 거점은 현재 인천과 포항에 있는데, 대부분을 인천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인천공장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220만t, 포항은 50만t 가량이다. 포항공장의 경우에는 부분 조업 없이 그대로 돌릴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현재 시장 상황이 이어지면 연내 조업 전환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도 봉형강 생산량 조절에 돌입했다. 봉형강은 통상적으로 건설 자재로 쓰여 경기 침체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건설업계 성수기는 가을이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 탓에 봉형강 수요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앞서 하절기 기간 일부 라인에 대해 야간 조업을 진행했고, 인천공장의 특별보수 기간을 기존 2~6월에서 2~7월로 연장했다. 통상 정기보수 기간이 2주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생산량 조절이었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전반적인 인천공장 특별보수는 현재 마무리된 상태다. 다만 일부 전기로의 경우 8월 말부터 9월 9일까지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당진공장 전기로도 9월 중순 이후 3개월가량 특별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는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현대제철의 봉형강 생산량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는 따로 생산량 조정이나 조업 시간 조정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근무 시간 단축이나 생산량 감축 등 계획은 현재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 제품 수요 감소에 中 저가 수주까지

이처럼 상당수 철강업계가 생산량 조정에 나선 것은 전방 산업 둔화 등으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방 산업 둔화에 중국산 덤핑 물량까지 더해져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밀리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철근 재고량도 늘고 있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철근 재고량은 15만1400t으로 지난해 동기 10만6291t 대비 42.4% 늘었다.

그나마 철근 유통가격이 상승세인 점은 위안거리다. 업계에 따르면 8월 첫 주 국산 철근 가격은 대리점 매장에서 t당 76만원대로 6월 말 t당 67만원 대비 13.4% 뛰었다.
업계는 9월에도 철근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8월 말과 9월 초 철근 가격을 2차례 인상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와 원가 절감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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