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인질 참사에도 휴전 양보 거부...하마스는 추가 살해 협박

      2024.09.03 13:24   수정 : 2024.09.03 13: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인질 학살 사건으로 미국의 휴전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휴전 조건을 양보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는 휴전이 미뤄질 수록 납치한 인질들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협박했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휴전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이스라엘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이스라엘노동자총연맹(히스타드루트)'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인질 6명과 관련해 네타냐후 정부에 항의하는 총파업을 시작했다.

올해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서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필라델피 회랑' 통제권을 요구했던 네타냐후는 자신의 요구 때문에 인질이 살해됐다는 비난에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인질을 구출하기 직전이었다. 이건 끔찍한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우리 요구 조건과 무관하게 발생했고 하마스가 협상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필라델피 회랑은 하마스에 산소와 재무장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라며 통제권을 양보해도 "인질을 데려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살해된 인질 가족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전날에 이어 다시 사과했다.

아랍 국가들과 휴전 협상 및 인질 석방을 중재했던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의 회견 직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 인질까지 숨진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네타냐후가 인질 석방을 위해 충분히 노력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번 주에 최종 휴전안을 내놓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바이든의 발언을 의식한 듯 2일 회견에서 "인질 석방에 나보다 더 헌신적인 사람은 없다"며 "누구도 나에게 설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던 하마스는 인질 사망의 원인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하마스 산하 무장조직인 알 카삼 여단은 2일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숨진 6명의 인질이 생전에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인질들은 영상에서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을 호소했다. 알 카삼 여단은 2일 따로 성명을 내고 인질 처리에 대한 새 지침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네타냐후가 협상을 성사시키지 않고 군사적 압박으로 이들을 풀려나게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이들이 관 속에 갇혀 가족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협박했다.
현재 하마스에게 납치된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인질은 약 90명 안팎이며 이 가운데 약 30명은 이미 숨졌다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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