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덜 뽑고, 퇴직은 줄고… 대기업 '고용정체' 심화
2024.09.03 09:54
수정 : 2024.09.03 10: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신규 채용이 줄고 기존 직원의 퇴직률은 감소하면서 인력 정체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신성장 동력 산업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최근 3년간(2021~2023년) 신규채용 인원을 공개한 128개사와 퇴직 인원을 밝힌 88개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대기업 10곳 중 6곳(63%·81개사)은 신규채용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늘린 기업은 37%에 그쳤다.
기존 직원의 퇴직률도 감소했다. 지난해 퇴직률은 6.3%로 2022년(7.8%)과 2021년(6.8%)보다 낮았다.
신규 채용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IT전기전자다. 지난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종의 글로벌 업황 불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IT전기전자 업종은 2021년 7만645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2023년 4만5440명으로 급감했다. 기업별로는 LG디스플레이(2021년 3만3844명→2023년 1만3808명)와 SK하이닉스(3549명→739명)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올해 7번이나 신규·경력 직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2차전지 업종도 2021년 1만9151명에서 2023년 1만413명으로 줄었다. 이어 △유통(1만3201명→8977명) △IT서비스(6442명→4759명) △상사(3672명→2059명) 순이다.
사회초년생인 20대 신규 채용은 2021년 8만394명에서 지난해 7만2476명으로 9.8%(7918명)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세 이상 채용은 6114명에서 9457명으로 54,7%(3034명) 늘어났다.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분석 결과 신입 직원은 덜 뽑고 기존 직원들은 덜 나가는 인력 정체 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20대 신규 채용이 줄어든다는 점은 기업에서 경력직 선호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