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자산운용사·기금·은행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2024.09.03 15:08   수정 : 2024.09.03 15: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내년 2월부터 자산운용사와 기금관리자, 은행, 보험사 등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시장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가 '배출권 거래 중개회사'로서 역할 할 수 있게끔 규정이 마련돼 향후 개인도 시장에 참가할 수 있게 기반이 마련됐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배출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10월1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배출권거래제란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업체에 배출권(배출허용량)을 할당하고, 배출권 잉여업체와 부족업체 간에 거래를 허용함으로써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투자를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제도다.

최근 3년 간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12만5000t 이상이거나 2만5000t 이상인 사업장을 하나 이상 보유하면 배출권거래제 대상이 된다.
또 위 기준에 해당하지 않은 업체 중에서도 신청을 통해 자발적 배출권 할당대상업체가 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배출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자의 범위를 기존의 할당대상업체, 시장조성자 및 배출권거래중개회사에서 집합투자업자(자산운용사), 은행 및 보험사, 기금관리자 등까지 확대하고, 향후 개인도 배출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다.

시장참여자의 배출권 거래 편의성도 대폭 개선된다. 배출권거래중개회사는 시장참여자를 대신해 배출권의 거래, 거래신고, 계정등록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시장참여자의 범위 확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배출권의 불공정거래 행위 등을 막기 위해 환경부 장관이 금융감독원의 협조를 받아 시장참여자의 배출권 거래 관련 업무와 재산 상황 등을 검사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했다.

아울러 배출권 거래가격의 안정적 형성을 위해 시장안정화조치 기준 일부를 최신의 가격 상황을 더욱 유연하게 반영하는 기준으로 개정·보완한다.

또 그간 지적돼왔던 느슨한 배출권 할당 취소 규정을 정비한다. 현행 시행령에서는 기업의 배출량이 일정량(할당량의 50%) 이하로 감소하는 경우에만 정부가 기업에 할당된 배출권을 취소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배출량이 줄어들면 남는 배출권을 판매해 일종의 부당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할당 취소 배출량 기준을 할당량의 50%에서 15%로 상향해 정부의 배출권 할당 관리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별도의 노력없이도 잉여 배출권을 판매하여 이익을 얻는 등 기업의 감축 노력을 저해할 수 있는 현행 규정을 개선했다.

다만 할당 취소 규정 강화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배출량 감소 정도에 따라 구간을 나누어 할당 취소량을 달리 정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자발적 배출권 할당대상업체의 세부 요건, 온실가스 검증협회의 허가요건 및 업무, 배출권거래법에서 위임한 과태료 부과의 세부기준 등 위임사항을 규정하고 검증기관의 유효기간, 검증심사원의 전문분야 등 고시로 정한 사항을 상향 입법해 법령의 명확성을 높였다.


환경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후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공포한 뒤에 내년 2월7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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