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논란 베네수엘라, 야당 후보에 체포영장

      2024.09.03 16:51   수정 : 2024.09.03 16: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에 대선을 치른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야권 후보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야권 후보가 권력 찬탈을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법원은 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최대 야당인 벤테 베네수엘라(VV) 소속으로 지난 7월 대선에 출마했던 에드문도 곤살레스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에는 권력 찬탈, 정부 전복 음모, 문서 위조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주 베네수엘라 검찰의 타레크 윌리암 사브 총장은 "곤살레스를 3차례 소환했다"며 "계속 불응할 경우 다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은 곤살레스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후속 조처로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3년 베네수엘라 좌파 진영 대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마두로는 지난 2017년 반정부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뒤 2018년 재선에서 승리했다. 당시 야당이 중심이 된 국회는 마두로가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며 임시 대통령을 자체적으로 선출하며 마두로와 대립했다.

마두로는 지난 7월 28일 열린 대선에 출마해 3선에 도전했다. 현지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종료 6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개표 80% 기준으로 마두로의 승리를 선언했으나 최종 개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동시에 외국에서 해킹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추가 정보도 내놓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에서 대선에 참가한 정당은 전자 투표기에서 개표 결과가 기록된 검수표를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다. VV는 지난달 1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선 전자 투표기 3만26개 가운데 2만4576개의 전산 자료를 추출하여 곤살레스가 67%의 득표율로 마두로(30%)를 꺾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베네수엘라 검찰은 VV가 불법으로 득표율을 공개했다며 곤살레스와 VV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대표를 상대로 수사를 시작했다. AP는 전체 투표기 가운데 79%의 결과가 담긴 검수표 사진을 확인한 결과 2만476장의 검수표에서 곤살레스가 앞섰으며 마두로가 앞선 검수표는 3157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곤살레스는 선거 이후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고 베네수엘라 각지에서는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마차도는 2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검찰을 비난하며 "현실 감각을 잃은 그들은 곤살레스에 대한 베네수엘라 국민과 전 세계인의 지지를 높이고 있다"며 "평온함과 용기, 확고한 마음을 가지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8년 대선 이후 마두로 및 베네수엘라 정부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은 2일 마두로가 사용하던 전용 비행기 1대를 압류했다. 미국 검찰은 지난 2020년 마두로와 그의 측근들을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던 마두로의 전용기를 압류해 미국으로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체가 미국 기업 소유였으나 마두로를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해외로 반출되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의 이반 힐 외교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성명을 올려 "미국 당국이 다시 한번 해적 행위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범죄로, 우리 대통령이 사용하던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가져갔다"고 항의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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