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덜 뽑고 퇴직 줄고… 대기업 고용정체 심화

      2024.09.03 18:56   수정 : 2024.09.03 18:56기사원문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신규 채용이 줄고 기존 직원의 퇴직률은 감소하면서 인력정체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신성장동력 산업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최근 3년간(2021~2023년) 신규 채용 인원을 공개한 128개사와 퇴직 인원을 밝힌 88개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신규 채용 인원은 16만5961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21만717명)보다 21.2%, 2021년(18만7673명)보다는 11.6%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대기업 10곳 중 6곳(63%·81개사)은 신규 채용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을 늘린 기업은 37%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기존 직원의 퇴직률은 감소했다.
퇴직 인원을 공개한 88개사의 지난해 퇴직 인원은 총 7만1530명으로 전년도(8만8423명)에 비해 19.1% 줄었다. 지난해 퇴직률은 6.3%로 2022년(7.8%)과 2021년(6.8%)보다 낮았다.

신규 채용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IT전기전자다. 지난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종의 글로벌 업황 불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IT전기전자 업종은 2021년 7만645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2023년 4만5440명으로 급감했다. 기업별로는 LG디스플레이(2021년 3만3844명→2023년 1만3808명)와 SK하이닉스(3549명→739명)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올해 7번이나 신규·경력 직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진행했던 신입·경력 동시 채용에 이어 오는 10일 불과 두 달 만에 세자릿수 채용을 진행한다.

2차전지 업종도 2021년 1만9151명에서 2023년 1만413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어 △유통(1만3201명→8977명) △IT서비스(6442명→4759명) △상사(3672명→2059명) 순이다.

사회초년생인 20대 신규 채용은 2021년 8만394명에서 지난해 7만2476명으로 9.8%(7918명)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세 이상 채용은 6114명에서 9457명으로 54.7%(3034명) 늘어났다.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분석 결과 신입 직원은 덜 뽑고 기존 직원들은 덜 나가는 인력정체 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20대 신규 채용이 줄어든다는 점은 기업에서 경력직 선호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규 채용 인원에서 여성은 지난해 5만3538명으로 전년(6만5709명)에 비해 18.5% 줄어들었다.
다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p 상승(31.2%→32.3%)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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