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갑자기 8m 아래로 빨려 들어간 女..말레이, 9일만에 수색 중단

      2024.09.04 05:40   수정 : 2024.09.04 05: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도심에서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해 인도 국적의 여성 관광객 1명이 실종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구조대원 110명을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했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하고 9일만에 수색을 종료했다.

3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달 23일 8m 깊이 싱크홀에 빠져 실종된 48세 인도 국적 여성 관광객 구조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자리아 무스타파 말레이시아 총리실 장관은 “구조 인력의 안전과 건강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으로 (수색)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를 일행과 함께 걷던 48세 인도인 여성 관광객이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8m 깊이의 구멍으로 추락해 실종됐다.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여성이 발을 딛는 순간 보도블록이 쑥 꺼지면서 큰 구멍이 생겨났고,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옆에 앉아 있던 남성도 구멍으로 떨어질 뻔했으나 가까스로 바닥을 짚고 땅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경찰과 소방국, 민방위대 등 수색대를 대거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이들은 굴착기를 이용해 사고 구역을 파헤치고, 고압 물 분사기로 도심 하수관을 씻어내는 방식으로 실종자를 수색했다. 탐지견과 원격 카메라, 지면 투과 레이더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슬리퍼 한 켤레 외엔 실종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루스디 모하마드 이사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장은 "싱크홀 밑에 지하수가 거세게 흐르고 있어서 실종자가 쓸려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남편, 친구 등과 두 달 전에 이곳에 와서 휴가를 즐기는 중 귀국 하루 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1일 사고 현장에서 힌두교 종교 의식을 거행한 뒤 같은 날 오후 인도로 떠났다.


한편 이번 사고로 쿠알라룸푸르 관광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싱가포르 공영 CNA 방송은 “땅꺼짐 발생 지역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지만 사고로 방문객 수가 크게 줄었다”며 “주변 상점 매출이 최대 90%까지 감소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사고 발생 지역과 수색 장소를 복구하는 데 6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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