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만들고 퇴근 후 '편맥'까지…홍인의 '감사팀' 직장생활

      2024.09.04 11:25   수정 : 2024.09.04 11:25기사원문
배우 홍인 / 하이어랭크엔터테인먼트


배우 홍인 / 하이어랭크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작품이 끝나면 내가 만난 친구의 삶을 잘 살았는지 돌아봅니다, 염 차장의 생각으로 잘 살았을까, 염 차장도 나를 만나 좋은 삶을 살았기를, 많이 배웠고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배우 홍인은 최근 드라마 '감사합니다'(극본 최민호 등/연출 권영일)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배역의 인생을 잘 살았을까, 홍인이 만난 염 차장은 현실에 꼭 있을법한 인물.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최고"라는 신념으로 '회사 생활'을 하는 그는 상사인 감사팀장 신차일(신하균 분)의 '적극적'인 감사 지시에 구시렁대고는 한다.

홍인은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독특한 목소리로,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소심한 눈빛으로 염 차장을 그렸다. 밉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N인터뷰】①에 이어>

-감사팀도 하나의 팀이 됐나.

▶밖에서 우리끼리 밥도 먹고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았다.
촬영이 끝나도 세트장에서 더 이야기하다가 같이 편맥(편의점 맥주)하고 집에 가고 그랬다. 퇴근길처럼. 속이야기하니까 친해지더라. 일단 우리 정하, 아람이가 너무 착하고 귀엽다. 선배들 연락처 다 물어봐서 단체채팅방도 만들고 분위기 메이커다. 더 친구처럼 가깝게 대하더라. 그러기 쉽지 않다. 정하는 정말 착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그리고 시야가 넓어서 주변에서 생각지 못한 것도 캐치하더라. 회상 장면이 나오는 신에서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보일지까지 생각해서 감독님에게 이야기하더라. 생각지 못한 부분이어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아람이는 일단 너무 귀엽고 밝아서 선배들도 다 너무 좋아했다. 옥과장도 장난이 많아서 함께 연기하면서 재미있었다. 티키타카가 잘 된다.

-신하균과의 호흡은 어땠나. 후반부 의외의 케미스트리가 완성됐는데.

▶신하균 선배도 농담이 많으시다. 선배와 옷 이야기도 많이 했다. 일단 집중력이 정말 좋으시다. 선배도 집중해서 촬영에 임하는 게 대단했다. 연기를 하다 보면 내 계획대로 안 될 수도 있고 흔들릴 수도 있는데 동요가 없다. 같이 호흡할 때 선배는 오픈 마인드였다. 내가 어떤 걸 해도 다 받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둘이 눈짓을 주고받는 신도 애드리브였다. 감독님이 중후반을 넘어갔을 때 염 차장이 신팀장에 대한 미움이 남아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염 차장은 점점 감사팀에 동화되는 인물이었다. 끝까지 미운 인물로 남지 않아야 했다. 그게 어렵더라. 고민이 됐다. '그래 이 사람들을 좋아해 버리자' 싶더라. 말투를 조금 더 부드럽게 했다.

-염 차장이 양상무 라인이었는데 백현진과의 호흡은.

▶(백현진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연기를 하면 좋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슛' 들어가니까 아니더라. 선배는 선배의 스타일대로 연기를 했고, 나도 그 모습이 파악되니까 오히려 호흡을 맞추는 게 좋았다. 내가 돌발 연기를 해도 받아주고 익숙한 느낌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양상무 염차장 케미에 대한 시청자 반응도 살펴봤나.

▶귀엽다는 말보다 욕이 많았다. 욕을 먹어야 하는 캐릭터니까 욕을 먹을수록 기분이 좋았다. 목소리가 밉상이라는 욕이 제일 많았다. 정말 보람이 있었다. (웃음) 누군가 '저 사람이 저런 목소리로 어떻게 배우가 됐지?'라고 했는데 또 다른 사람이 제가 해왔던 '스토브리그' '나의 아저씨'에서 연기한 영상 링크를 올리면서 저에 대해 설명해 주시더라. 기분이 묘하더라. 사실 나 혼자서 연기를 하다 보면 작품을 하더라도 정체되지 않았나 고민한다. 그런데 돌아보니 조금씩 조금씩 쌓아 오고 있던 거다. '나 아직도 똑같나' 하다가도, 사람들이 점점 제가 해왔던 연기를 기억하고 그것에 대해 말해주더라.

-'감사합니다'를 통해 배운 것은.

▶섬세함을 배웠다. 시나리오를 보는 섬세함, 드라마가 이어지는 큰 흐름에서 한 캐릭터가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등 배우로서 어떤 걸 신경 써야 할지 더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집중하는 것도 배웠다. 나한테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를 마쳤는데 어떤가.

▶나는 늘 똑같다. 작품이 잘 되는 게 최우선이다. 작품이 끝나면 내 캐릭터를 잘 살았나 살펴보는 게 내 나름의 루틴이다. '감사합니다'는 지금까지 작품 중에 제일 부담감이 컸지만, 끝날 때 똑같이 생각해 보게 되더라. 이번 작품은 확실히 기분이 좋은 느낌으로 남는다.
사람들이 좋았고 술술술 잘 넘어가는 책이었다. 시청자분들도 염 차장에 대해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했다.
'염 차장으로서 잘살았다' 싶었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