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S&P500서 30개 뽑는다···“가격보단 가치에 중점”

      2024.09.04 14:49   수정 : 2024.09.04 14: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펀드매니저에게 편입 종목 선정과 비중 결정을 온전히 맡기는 공모펀드가 나왔다. AI가 스스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재무성과를 분석해 그 중 최적의 가치를 지닌 30개를 뽑아내는 전략이다.

강자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국내운용본부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AI 펀드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가격보다는 재무제표 등 가치지표에 주목해 보다 우수한 가치를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해당 상품을 소개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펀드는 '에셋플러스-알파브릿지 AI기반 S&P500 포커스 30'으로 성장형과 배당형 2종이다. S&P500에 포함된 기업들 중 각각 성장가치와 배당가치를 높게 평가한 종목을 30개씩 추려 압축 투자한다.

강 본부장은 "전 세계 5만9000여개 기업 중 가장 위대한 집단이 S&P500"이라며 "이 종목들을 대상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강력한 분석력을 적용하면 보다 좋은 가치를 발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가치가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상품은 기존 가격 중심 포트폴리오나 재간접 또는 자산배분 목적으로만 AI를 활용하는 펀드와 구분된다"고 덧붙였다.


이때 인간 매니저가 아닌 AI가 구축한 알고리즘인 '보이저(Voyager)'를 운용에 적용된다.
해당 알고리즘은 지난 2022년 에셋플러스운용으로부터 물적분할한 알파브릿지가 자체 개발했다. 알파브릿지는 2016년 에셋플러스운용 내 알파에셋팀으로 존재했으나, 7년 간 알파로보 펀드에 기술지원을 하며 그 실력을 입증해 100% 자회사 형태로 독립하게 됐다.

AI 매니저는 크게 3가지 단계를 거쳐 운용 전략을 짠다. 우선 '데이터 처리'다.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가공, 재구축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기존 재무제표를 그대로 AI로 돌리는 게 아니라 주주 중심으로 별도 양식을 만들어 데이터를 정제한다. 가령 '이연부채'는 기존에는 부채로 편입되나 미래 수익 창출 잠재력을 지녀 수익 영역으로 재분류하는 식이다.

다음은 '모델 구축' 단계다. 앞선 단계에서 정리된 재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을 거친 후 펀드별 투자전략과 목표 달성을 위해 수많은 연산이 이뤄진다. 성장형은 매출액, 잉여현금흐름 성장률, 배당형은 배당수익률과 변동성 및 최대 낙폭 등을 기준으로 종목별 정보를 뽑는다.

박주성 알파브릿지 대표는 "성장형의 경우 최대 4억7000만번의 연산 과정을 거친다"며 "이때 핵심은 주주 관점에서 데이터를 재구축해 알고리즘 품질을 높인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은 이렇게 생성된 알고리즘을 그대로 따라 종목 수, 비중, 제약조건, 정기 리밸런싱 주기 등을 설정하는 '포트폴리오 생성 및 운용' 단계다. 박 대표는 "이 같은 1~3단계는 반복적으로 이뤄지며 AI를 학습시킨다"며 "정량·정성적, 또 미시·거시적 관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며 텍스트, 숫자, 이미지 등 다양한 유형으로 분석 범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알고리즘을 적용해 백테스팅을 진행한 결과 성장형 상위 편입 종목(8월26일 기준)으로는 덱스컴, 몰리나 헬스케어, 라이브 네이션 엔터테인먼트, 프랭클린 리소시스, 웨스턴 디지털 등이 올랐다. 배당형 1~5위는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 옴니콤 그룹, 엑슨 모빌, U.S. 뱅코프, 브라운&브라운 등이 차지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기본적으로 '만든 사람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철학 아래 직접판매(직판)를 추구하나, 이번 상품들에 대해선 교보·유안타·우리투자증권 등을 포함한 4개 판매 채널을 추가로 확보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