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땅꺼짐' 지형·기상 등 복합원인...예방 대책 마련
2024.09.04 15:01
수정 : 2024.09.04 15:01기사원문
서울시는 지반침하 사고의 재발을 막고 기존 점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지반침하 사전 예방을 위한 개선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8월 29일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에 따른 것이다. 오전 11시 19분쯤 성산로를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가 땅꺼짐으로 인해 옆으로 기울어진 채 땅속에 빠졌다. 당시 사고로 노부부가 중상을 입었다. 이틀 뒤엔 사고 발생 지역에서 30m 떨어진 곳에서 또다른 지반침하가 발견됐다.
서울시는 토질 지반 전문가 현장조사와 3차례의 합동점검회의 결과, 도로침하의 원인은 △지형적 특성 △기상 영향 △지하매설물 △주변 공사장의 영향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개선안에 따라 우선 서울시는 연희동 사고 지역 일대를 '특별 점검' 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성산로(연희IC~사천교) 지하 매설물에 대한 전수 조사를 9월 안에 완료할 예정이다.
인근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장 대상으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월 1회 실시하고, 현장 공사 관계자가 주 2회 공사장 일대를 육안 점검토록 한다. 또 공사장 주변에 진동계, 지하수위계를 추가로 설치하고 지반 시추조사를 통해 지반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전체 상수관로 1만3350㎞ 중 2040년까지 30년 이상 된 상수관로 총 3074㎞도 정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62.5㎞를 정비하고, 내년에 64.6㎞를 정비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30년이 넘은 모든 하수관로는 폐쇄회로(CC)TV가 장착된 내시경 카메라를 활용해 정밀 조사하고, 30년이 도래하는 하수관로도 연차별로 계획을 수립해 정비한다. 올해에는 441㎞의 하수관로가 사용 30년에 도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반침하 사고의 우려가 높은 굴착 공사장(굴착깊이 10m이상 또는 터널공사) 주변 안전관리를 위해 준공된 지 1년 이내의 공사장까지 대상을 확대해 월 1회 GPR 탐사를 시행한다.
마지막으로, 지반침하 위험을 사전에 발굴하고 조치하기 위해 현재 지하 2m까지 80~90% 이상의 정확도로 지하 공동을 찾아낼 수 있는 GPR 장비의 정확도를 높인다. 지하 깊은 곳에서 발생해 GPR 장비로는 찾기 어려운 지하 2m 이상 지반침하 이상 징후를 찾아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GPR 탐사 장비는 연1회 민간장비와 시가 보유한 장비를 동시에 동일한 구역을 탐지한 후 정합성을 검증하는 교차점검을 추진해 탐지 신뢰성을 검증한다.
인력의 경우 현재 서울시 내 7명의 GPR 탐지 전문인력에 더해 9월 중 1명을 충원한다. GPR 탐사 차량도 2대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지반침하 우려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수치화하는 '지반침하 안전지도'도 올해 말까지 개발해 더욱 고도화된 예방 활동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반의 변동을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반침하 관측망' 설치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도로뿐만 아니라 공원, 주택가 등 다양한 지역의 지반 안정성을 관리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시는 기존에 추진한 지반침하 예방 대책을 재검토하고 보완해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시민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