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로 판매자 금융지원 경색...‘플랫폼 자체 소상공인 상생 서비스’ 대안으로 떠올라

      2024.09.04 16:07   수정 : 2024.09.04 16: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최장 70일에 달하는 티몬·위메프의 비상식적인 정산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최근 정부 중심으로 정산주기 단축 및 정산대금 에스크로 의무화 등의 재발방지 방안이 등장했다. 이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 무료 빠른정산 서비스나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지원금 추천 서비스 등 핀테크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제공해온 상생금융 서비스들이 부각되고 있다.

■선정산 대출 4.5조원vs무료 빠른정산 40조원…플랫폼 자체 상생 금융 서비스, 대안으로 주목돼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간 매출채권을 담보로 연 6%의 금리에 플랫폼의 대금을 빨리 정산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정산대출'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관련 은행 대출상품이 생긴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선정산 대출 규모는 누적 4조4575억2900만원에 달하며, 이 중 정산주기가 최대 60일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쿠팡(1조9087억8900만원)과 티몬(5671억3500만원), 위메프(3841원2300만원)의 셀러들에게 나간 대출액이 65%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번 티메프 사태를 겪으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티메프) 사태 같은 피해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이커머스에도 정산기한을 도입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각종 재발방지 대책이 현실화될 경우 선정산대출 규모 또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 또한 티메프로부터 대금 환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선정산대출 공급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이에 별도의 비용 없이도 빠르게 대금을 정산해주는 서비스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 정산주기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곳은 네이버페이다.
네이버페이는 2020년부터 입점 판매자들에게 '빠른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며 배송이 시작된 다음날 대금의 100%를 판매자에게 무료로 정산해오고 있으며, 지난 7월 기준으로 빠른정산으로 지급된 누적대금은 약 40조원에 달한다.

이는 이커머스 업계 선정산 대출 취급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당 대금이 연 6%의 선정산대출로 취급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약 12만명의 소상공인에게 약 1800억 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페이의 빠른정산 서비스는 ‘직전 3개월 월 주문건수 20건 이상, 반품률 20% 미만’이라는 기본적인 조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며, 네이버 내부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뿐 아니라 업계 최초로 외부 몰인 주문형 가맹점에도 확대 제공하고 있어 지난 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자금융업권 중 유일하게 '상생∙협력 증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맞춤형 정책지원금 추천으로 입점 판매자 사업 성장시켜 구매자까지 끌어오는 ‘선순환’ 전략도

대금 정산만 앞당길 뿐 아니라, 입점 판매자들의 사업을 성장시켜 플랫폼을 활성화하는 '선순환' 지원책들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네이버페이는 지난 7월, 사업자들이 네이버에 가입되어 있는 모든 사업을 통합 관리하고 사업에 필요한 정책지원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추천받을 수 있는 '네이버페이 마이비즈'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당 서비스는 사업에 필요한 적절한 정보를 선별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많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플랫폼으로, 기존의 ‘네이버 비즈니스 금융센터’가 새롭게 개편됐다. 해당 서비스는 오픈 26일 만인 지난달 7일까지 사업자 수 85만, 연결 가맹점 14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내 사업 지원'에서는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정부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사업자들이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업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상공인을 위해 네이버페이가 구축한 200여개 공공기관 및 250개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3만여개의 정책지원금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사업자가 운영중인 사업의 규모, 업종, 연령, 지역 등에 맞춰 현재 지원할 수 있는 정책지원금을 추천해준다.

이 외에도 카카오페이는 2021년 5월 오프라인 가맹점을 대상으로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수수료를 카드사 수준으로 낮추고 2022년 1월에는 온라인 영세∙중소 가맹점 대상 카드 결제 수수료를 인하했으며, 지난해에도 2월부터 온라인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수수료도 카드 수수료 수준에 맞춰 추가 인하하는 등 소상공인 상생 노력을 확대해 왔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데일리펀딩도 지난 6월 700만원 고정 한도에 5~12개월 사이 필요한 만큼 대출 기간을 선택할 수 있는 'My Daily 사장님 간편 대출'을 리뉴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신한카드 개인사업자 CB 서비스 ‘마이크레딧(MyCredit)’의 신용평가 및 상환능력예측 모델을 심사에 활용하며, 업력이 짧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면 대출이 가능하다. 보통 금융권 사업자 대출은 공인인증서로 사업자등록증명을 해야 하지만, 데일리펀딩은 이를 국세청 홈택스 간편인증으로 대체해 대출 신청 프로세스를 간소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지원책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사업 성장이 플랫폼 생태계의 활성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효과를 잘 유지하는 플랫폼들이 앞으로 더욱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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