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채상병 특검법 낸 野… 받지도 빼지도 못하는 韓

      2024.09.04 18:35   수정 : 2024.09.04 18:35기사원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더불어민주당의 4차 채상병 특검법 발의에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는 제3자 추천안으로 선제발의를 약속했던 한 대표가 '공수처 수사 결과 발표 후 검토'라는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도 민주당이 한 대표가 공언한 제3차 추천안을 새롭게 발의하면서, 한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대표가 당내외 압박에 쌓이면서, 채상병 특검법 난국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5당은 전날 국회 의안과에 4번째 채상병 특검법을 제출했다.
민주당이 이번에 발의한 4번째 채상병 특검법의 핵심은 제3자인 대법원장의 특검 추천과 야당의 후보 거부권이다. 특히 대법원장의 특검 추천은 한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출마 당시 공언한 부분이다. 야당은 한 대표의 제안을 빌미로 한 대표에 대한 특검 수용 공세를 펴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고 당대표에 취임한지도 40여일이 지났다"며 "민주당은 제3자 추천안을 포함해 한 대표 제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추가 조건만 붙일 뿐 아직까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한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당시 제3자 추천안과 함께 '선제적 발의'를 약속했지만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한 대표는 기존 당론인 '공수처 수사 결과 발표 후 검토'를 내세웠다. 이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당내 반발 여론이 심한 것을 고려해 기존 당론을 유지하면서 물밑 설득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발의한 4번째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것이 별로 없었다. 제 입장은 그대로"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난처한 입장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내 생각은 변함없다. 그러나 내 처지가 좀 그렇다"고 밝히며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의 반발 기류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야당의 압박이 거세지며 한 대표의 선택폭이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한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 대표가 당내 물밑 설득을 진행하고 있지만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정면돌파를 선택할 경우, 친윤계를 필두로 한 당내 반발 뿐만 아니라 당정 관계 악화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철회하고 반대 입장으로 돌아서면, 야당의 공세와 여론 악화로 차기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한 대표는 반발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며 "채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은 자충수"라고 전했다.

한 대표는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기존 당론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 대표가 임명한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만큼, 당분간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설득에 집중할 것으로 풀이된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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