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저축은행 업계, PF 대신 지역·서민금융 공급 늘려야" 당부
2024.09.06 10:00
수정 : 2024.09.06 10: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 업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재차 강조했다. 저축은행이 본연의 역할 수행을 위한 노력보다도 부동산 경기에 기대 손쉬운 선택을 한 결과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인 디지털화와 서민금융 공급 노력 등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6일 서울 중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저축은행중앙회장과 8개 저축은행장, 남재현 국민대학교 교수, 박기홍 KCB연구소 소장과 만나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우선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업계가 자체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을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PF의 연착륙 상황이 예측가능하고 관리가능한 범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도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원칙적으로 6개월 내 경공매 등을 통해 조속히 정리하는 등 사업성 평가결과 등에 따라 마련한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이행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가능성에 대비한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에도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부동산 PF와 수도권 중심의 대출 쏠림 해소와 저축은행 업권 본연의 지역·서민금융 공급 기능 회복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경제 침체와 더불어 대출자의 상환능력 악화로 리스크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역·서민금융공급자로써 역할을 수행하는데 애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신용평가역량 등 본연의 역할수행을 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채 급격한 디지털 전환 등 영업환경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저축은행 업계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노력, 비대면 영업채널 확대 등 비용구조 개선과 판매채널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위한 개별회사의 노력과 함께 저축은행중앙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신속한 위기극복과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 회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이 시장 안정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신속히 할 수 있는 것부터 적극 추진해 나가는 한편, 지역·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등 환경변화 등에 따른 저축은행의 포지셔닝 재정립과 이를 위한 제도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업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업권은 이에 부동산 PF 대출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지역·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호응했다.
다만 이희수 신한저축은행장은 사잇돌2 대출 적격대상이 저신용차주에 집중돼 공급 확대가 어려운 점과 햇살론에는 다른 중·저신용자 대상 정책금융상품과 달리 영업구역 내 의무여신비율 산정 시 인센티브가 부여되지 않은 점에 대한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김정수 에큐온저축은행장은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이 강화돼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올해 7월 중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규제로 저축은행들은 저신용자가 많은 다중채무자에 대한 자금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중소형 저축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독려하고 신용평가역량을 제고할 수 있도록 중앙회 중심으로 금융상품 비교플랫폼, 중저신용자 맞춤형 신용평가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방안을 회원사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