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좋아하는 것들을 펼쳐보세요” 무신사 MD가 적성을 찾은 방법

      2024.09.09 13:46   수정 : 2024.09.09 13: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패션 MD(Merchandiser)로 일하는 정재웅 씨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매듭짓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지휘한다. 새로운 브랜드 발굴, 이벤트, 라이브 쇼핑까지 플랫폼에 입점한 다채로운 브랜드와 소통하고 온갖 새로운 일을 도모한다. 일년내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탓에 힘들 법도 하지만 그에게 MD라는 직업은 맞춤 제작한 옷처럼 편안해 보이기만 한다.

비결을 물으니 ‘MD 말고 다른 직업은 생각한 적 없어요’와 같은 ‘감동 서사’가 아니라 제법 현실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처음부터 적성을 찾을 순 없으니까요. 좋아하는 것들을 다양하게, 최대한 많이 경험했어요. 그중에서 저랑 맞다고 생각이 되면 깊게 파고들었어요.”

<편집자 주> 파이낸셜뉴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 시리즈 [루틴]은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하는 N년차 신입 사원&경력 사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직 종사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모먼트는 물론이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열정으로 만들어 온 스펙과 사소한 팁까지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인터뷰는 유튜브 채널 [루틴]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하 인터뷰어는 ‘김’ 인터뷰이는 ‘웅’으로 표시합니다.


[Interview Chapter 1: 무신사 패션MD 정재웅]

김:재웅 님 안녕하세요. 패션플랫폼 무신사에서 패션 MD로 일하고 계시죠. MD는 워낙 다양한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가요? 무신사는 온라인이 기반이니 특별한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웅:패션플랫폼의 MD는 각 브랜드와 소통하면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일을 합니다. 자세히는 신규 브랜드 발굴, 브랜드 오프라인 팝업, 시즌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요. 이런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가격도 조정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온라인이 기반이라 콘텐츠도 발행합니다.

김: 듣던 대로네요. 무신사에서 MD로 일한 히스토리가 궁금한데요.

웅: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거예요. 그래서 브랜드를 세심하게 케어하면서 고객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10개 정도의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팝업과 라이브 쇼핑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난 브랜드들도 있어요.


김:오늘 ‘던스트' 티셔츠 입고 오셨는데요. 혹시 담당하시는 브랜드인가요?

웅:네 맞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하하하.

김: 일에 진심이시네요. 다양한 패션 회사 중에 무신사를 택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웅:지금 패션 시장에서 가장 핫한 플랫폼이니까요.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있고, 열정 넘치는 사람들이 각 브랜드를 이끌어가죠. PB상품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요. 그냥 뜨거워요. 모든 게 다요.

김: 맞아요.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도 파격적이었고, PB브랜드인 ‘무신사스탠다드’도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죠. PB상품 애용하시나요?

웅:네. 지금 입은 바지도 ‘무신사스탠다드’거예요.

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웅:얼마 전에 ‘무진장’이라는 프로모션이 끝났어요.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진행하는 프로모션 이에요. 준비할 때는 너무 힘듭니다. 그렇지만 매출을 보면 희열을 느껴요. 애사심도 생기고요.

김: 이번 여름 매출 어느 정도 기록했나요?

웅:여름 매출은 기사화 되기도 했는데 2,040억 원 기록했습니다. 겨울에는 더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요.

김: 재웅 님은 어떤 MD가 되고 싶은가요? 매출도 매출이지만.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 넘치는 것 같은데.

웅:무신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신사를 구성하고 있는 브랜드거든요. 이 브랜드들에 ‘이 MD 정말 잘한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김: ‘MD 잘한다’ 라는 말은 어떻게 해야 들을 수 있나요?

웅:브랜드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MD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 매출도 중요하지만요.

[Interview Chapter 2: 경계 없는 도전, 그 안에서 길을 찾다]

김:패션 관련 학과를 졸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패션 관련 직무가 다양한데요. MD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웅: 저는 언제나 답을 정해두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다양한 일을 해왔거든요. 해보고 싶은 일은 부터 신기하고 흥미로운 일까지 다채로운 분야를 병렬적으로 많이 접했어요. 그중에 ‘적성에 맞다’라는 생각이 들면 드릴다운(drill down)했습니다. 그때부터는 저의 모든 노력을 다 쏟는 거죠. 회사와 직무는 그렇게 정해지는거라고 생각해요.

김:병렬적으로 경험했던 것들을 나열해 주실 수 있을까요?

웅: 예를 들면 첫 회사에서 점장, 영업 MD,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 오픈 업무를 했습니다. 온라인 업무를 해보니 플랫폼 관련 업무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플랫폼에도 잠깐 있었습니다. 직렬적으로 들어온 거죠. 온라인 생태계를 파악하기 위해서요.

김:대외 활동도 다양하게 하셨던데요. 대외 활동 역시 병렬적으로 다양하게 접했을까요?

웅:네 맞아요. 10개 정도의 대외 활동을 했어요. 슈즈 편집숍 ‘슈마커’, 뷰티 브랜드 ‘스킨푸드’ ‘아모레퍼시픽’이 먼저 기억나네요. 패션 관련 학과를 다녔지만 ‘패션만 파야지’라는 생각보다 다양한 카테고리를 접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도 있고, 또 패션에 접목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그때의 경험이 지금까지도 쭉 도움이 되고 있나요?

웅: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김:가장 도움이 되는 활동을 꼽아볼까요? 취준생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웅:음… 인턴이요. 패션 회사, 뷰티 회사, 잡지사에서 인턴을 했어요. 인턴을 하면서 좋은 점은 회사라는 조직을 파악할 수 있고, 전에 했던 활동들을 회사에서 업무를 하며 접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취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인턴도 여러 회사에서, 아니 꼭 인턴이 아니더라도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제대로 알고 회사에 들어가면 진로를 선택하고 경력을 쌓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거예요. 회사는 저를 지켜주지 않지만 직무는 저를 지켜준다고 생각합니다.

김:와, 명언입니다.

웅: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까지 길을 정하지 않으면 늦었다, 못했다라고 생각하곤 하시는데요. 늦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제대로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Interview Chapter 3: What’s Your Routine?]

김: 대외 활동, 인턴, 회사까지 여러 차례 면접을 보셨는데요. 재웅 님만의 면접 루틴이 있나요?

웅:저는 책을 봅니다.

김:지금 보여주시는 책 <언어의 온도>는 무신사 면접 보기 전에 실제로 읽은 책인가요?


웅:네 맞습니다.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위로를 받기 위해 읽기도 하고, 작가들의 표현하는 방식을 배우기 위해서도 읽어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말할 수 있는지, 또 조리 있게 말하며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거든요.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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