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연결·친환경 강조' 中가전...125세 밀레 '혁신' T-가전 '샛별' 부상

      2024.09.08 16:28   수정 : 2024.09.08 16:28기사원문
[베를린(독일)=김준석 기자]6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는 과거 국내 가전기업 따라하기에 급급했던 것과 달리 하이얼을 비롯해 하이센스, TCL, 메이디 등 중국 업체들은 인공지능(AI)과 연결성을 기반에 둔 기발한 기술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 IFA 2024에서는 중국 기업 외에도 독일의 가전명가 밀레와 '대우' 상표권으로 중남미와 러시아 등지에서 세를 확장 중인 터키의 베스텔 등이 주목을 받았다.

中가전, 거거익선·연결·친환경 강조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는 '그린 비전 블루 퓨처'라는 코너를 만들어 유럽 시장을 겨냥한 녹색 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메이디는 전시장 벽 한면에 '세계 1위 R290 냉매 에어컨 제조사'라고 적혀있었다. R290 자연냉매는 오존층 파괴지수(ODP)가 0, 지구온난화지수(GWP)가 3으로 기존 R32 냉매 대비 훨씬 환경 친화적이다.

하이얼은 AI, 머신러닝, 스마트 센서를 통합해 hOn을 중심으로 하이얼 산하 브랜드인 캔디, 후버 등 여러 브랜드 제품의 연결성을 강화했다. 하이얼 관계자에 따르면 hOn의 이용자는 630만명 수준이다.

하이센스는 163인치 하이센스 마이크로 LED를 비롯해, 110인치 글래스 프리 3D 디스플레이 등 각종 거대·고해상도 TV 제품을 공개했다.
TV 제품뿐 아니라 삼성의 타이젠에 해당하는 비다(VIDAA)라는 OS와 하이센스의 인공지능(AI) TV 칩인 5세대 HV8107칩을 소개했다.

중국의 TV 제조사인 TCL도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큰 퀀텀닷(QD)-미니 LED TV인 115인치 X955 맥스 제품을 공개했다. TCL은 잉크젯 프린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코너를 만들고 OLED 양산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지난해 일본의 OLED 업체 JOLED의 잉크젯 프린팅 관련 설비를 연내 인수한 TCL은 연내 OLED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채택 중인 진공증착 공정(진공상태에서 유기화합물을 뿌려 기판 위에 증착하는 방식)에 비해 선단공정으로 분류된다.

獨가전명가·T-가전 '눈길'
'언제나 당신 곁에, 밀레(Once a Miele, Always a Miele)'를 모토로 내건 독일의 가전 브랜드 밀레는 세계 최초로 드럼 리브가 없는 세탁기인 W2 노바 에디션 세탁기를 IFA 2024에서 공개했다. 드럼 리브는 드럼이 회전할 때 세탁물과 세제를 섞는 부품으로, 오래 사용하면 섬유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

신제품은 드럼 리브가 없는 대신 AI가 세탁물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드럼의 움직임을 조정해 리브 없이도 세탁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에너지 효율 면에서는 '스마트매틱' 기능을 추가해 섭씨 30도의 물 온도에서 소량의 세탁물도 세탁이 가능하게 한 점도 특징이다.

터키 기업인 베스텔 전시관도 관람객들과 각종 바이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베스텔은 TV OS플랫폼인 티보(Tivo)를 장착한 TV, 100인치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AI 컨셉의 가전 등을 대거 선보였다. 오븐을 돌리면 내부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한 기능이나, 전장(자동차 전기부품) 솔루션을 선보인 점은 한국 업체의 청사진과 유사했다. 또, LG전자의 슈케이스와 비슷한 제품도 전시됐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후 우여곡절을 겪은 대우전자 가전 제품이 IFA 2024에 모습을 드러낸 점도 눈길을 끌었다.

튀르키예 기업인 베스텔은 지난 2021년 5월 대우 상표권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10년간 ‘대우’ 상표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부터 IFA에 대우 로고를 붙인 가전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포스코인터에 따르면 대우 상표권은 160개국 이상에서 3500여건이 등록돼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연간 100만달러(약 10억원) 가량의 상표 수입이 베스텔로부터 있다"라고 전했다.
대우 부스 관계자는 "러시아를 비롯해 중남미 지역에서 특유의 내구성 때문에 인기가 많다"라고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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