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보다 2배 비싼 스냅드래곤...삼성전자, 원가 부담 늘어날 듯

      2024.09.10 06:00   수정 : 2024.09.10 07: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양산을 준비 중인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엑시노스2500'의 '갤럭시S25' 시리즈 탑재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조원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엑시노스보다 2배 가량 단가가 비싼 퀄컴 '스냅드래곤'을 주요 칩셋으로 탑재할 경우 원가 상승, 매출 감소 등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5 시리즈에 퀄컴 모바일AP 스냅드래곤 8 4세대 전량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

엑시노스250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2세대 공정에서 양산되는데, 수율(양품 비율)이 예상보다 저조해 물량 확보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연산, 멀티미디어 구동 기능 등을 담당해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린다.


엑시노스2500 대안으로는 스냅드래곤 8 4세대와 대만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400' 등이 꼽힌다. 스냅드래곤은 '갤럭시S24'를 비롯해 플래그십(최고급) 제품에 탑재돼 성능이 검증됐지만, 엑시노스에 비해 가격이 높다.

유명 정보기술(IT) 정보유출자(팁스터) '앤서니'에 따르면 스냅드래곤 8 4세대의 단가는 240달러로 나타났다. 스냅드래곤 8 2세대(160달러), 스냅드래곤 8 3세대(200달러) 등 성능·전력효율이 향상되며 가격도 우상향하고 있다. 이는 애플 '아이폰 16'에 적용된 'A17 프로' 칩셋(130달러) 단가를 크게 웃돈다. 스냅드래곤 8 3세대의 경쟁작인 엑시노스2400의 단가는 100달러였다. 엑시노스2500의 단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냅드래곤 8 4세대와 비교해 2배 가량 차이가 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칩셋 성능 향상에 사활을 걸며 비용 부담을 줄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냅드래곤 8 4세대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스마트폰 제조원가는 대폭 불어날 공산이 크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모바일AP 매입에 쓴 비용은 6조275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457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기준 모바일AP 구매 비용은 △2021년 2조4679억원 △2022년 4조4944억원 △2023년 5조7457억원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성능 저하·발열 문제를 겪었던 엑시노스 성능을 개선한 끝에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4 시리즈에 엑시노스2400을 2년 만에 탑재했다.

엑시노스2500의 갤럭시S25 탑재가 끝내 무산될 경우 엑시노스 생태계 확대를 추진하던 삼성전자의 구상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모바일AP 시장 점유율은 6%로, 미디어텍(40%), 퀄컴(23%)보다 낮은 5위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스냅드래곤 채택율 확대 시 늘어나는 원가 부담은 판매가 인상으로 전가될 것"이라며 "엑시노스 양산을 맡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 하락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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