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와인과 재즈의 만남, 데블스도어 재즈 페스타 가보니
2024.09.09 06:00
수정 : 2024.09.09 06:00기사원문
재즈와 와인이 만났다. 피아니스트 지민 도로시 트리오가 연주하는 재즈 선율이 공간을 채웠다. 캘리포니아 와인의 맛과 향에 집중하는 사람, 재즈 선율에 귀 기울이는 사람,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며 회포를 푸는 사람 등등이 한 공간에 모였다.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데블스도어'에서 '데블스도어 재즈 페스타'가 열렀다. 올해로 3회를 맞는 행사로 2022년에는 '서울 재즈 올스타', 2023년에는 '데블스도어 재즈 페스타 위드 자라섬 페스티벌'로 진행됐다. 올해는 6~8일 총 3일간 진행됐다.
6일 행사에는 지민도로시 트리오, 마틴 야콥센 쿼텟, 팀 그루버 등의 라인업으로 오후 6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각 팀별 1시간의 공연과 1시간의 휴식이 이어졌다. 데블스도어는 총 400평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평소에는 수제 맥주와 다양한 음식을 제공한다. 이날 행사에는 캘리포니아와인 협회의 후원으로 약 30종 이상(6일 기준)의 캘리포니아와인이 제공됐다.
캘리포니아와인 협회 관계자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전세계 6번째로 많이 수출되는 와인으로 미국 전체 소비되는 와인의 95%를 차지한다"며 "높은 품질에 거만하지 않은 가격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트업된 와인은 크게 미디어 세션과 제즈 페스타 일반 참가 세션 등 2종류로 구분됐다. 미디어 세션의 경우 스파클링 와인(2종), 로제와인(1종) 화이트 와인(5종), 레드 와인(16종) 등이 제공됐다. 현장에서는 핑거 푸드, 카나페, 치즈, 스테이크 등의 안주와 데블스도어의 후라이드 치킨 등 다양한 음식이 함께 제공됐다.
와인 리스트가 적힌 종이를 보고 스파클링 와인 2종을 시작으로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순서로 와인을 즐겼다.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와인의 이름과 풍좀을 보고 랜덤으로 선택한 와인을 마셨다. 같은 테이블에 와인 SNS를 운영하는 '샤또 스탠스' 분께 추천을 받아 다우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2021년)을 마셔봤다. 리스트업된 와인 중 가장 고가(120달러~200달러)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별 차이 없이 느껴졌던 레드와인이었지만 집중해서 여러 번 맛을 보다 보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포도 품종에 따른 맛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두발 자전거를 탈 수 없다가 내리막길에서 두발 자전거 타는 법을 막 배운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은 고차방정식이라면 피노누아는 1차방정식 같은 맛이었다. 전자는 신맛, 단맛, 감칠맛 등 다양한 맛의 복합체가 해석을 강요하는 느낌이라면 피노누아는 가볍고 단순한 풍미였다. 와인에 대한 맛의 감수성이 높아지면 카베르네 소비뇽을 더 선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재로서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피노누아가 내게 더 적합한듯 느껴졌다.
와인 전문 기자를 하는 한 선배는 "와인도 어떤 와인이 더 비싸고 맛있는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맛있는 와인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말했다. 와인 여행의 배경음악으로 경쾌하고 신나는 재즈 음악이 퍼졌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