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빚 낙인'..20대 신용유의자, 3년새 25.3% 증가
2024.09.09 10:32
수정 : 2024.09.09 10: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대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과 고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경제기반이 취약한 젊은세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활비·주거비에 휘청.. 소액 못갚는 20대
9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업권별 신용유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5887명(중복 인원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5만2580명) 대비 25.3% 증가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가 54만8730명에서 59만2567명으로 8%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0대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은행권에서 받은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경우가 3만3610명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을 차지했으며, 저축은행(2만2356명), 여전사(1만6083명) 등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액 연체자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회사(CB)에 단기연체 정보가 등록된 20대는 지난 7월 말 기준 7만3379명(카드대금 연체 제외)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연체 금액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6만4624명(88.1%)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대 연체자 10명 중 9명은 소액 채무자라는 의미로 금액이 소액인 점을 감안할 때 생활비나 주거비 등 생계 관련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상당수일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 진출하기도 전에 '빚의 수렁'에 빠져
신용유의자는 연체 기간이 정해진 기간(대출 만기 3개월 경과 또는 연체 6개월 경과 등)을 초과하면 신용정보원에 등록되며 신용카드 사용 정지와 대출 이용 제한,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 생활에 여러 불이익을 받는데,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빚 낙인'이 찍히게 될 경우 경제적 어려움이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둔화와 일자리까지 구하지 못하자 청년층에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의원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중에 20대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생계 어려움이 소액연체라는 결과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청년층 소액연체를 채무조정 등 금융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사회 정책 등 거시적 청년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