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폭염에도 주택 전기요금, 작년보다 평균 7520원 인상
2024.09.09 13:45
수정 : 2024.09.09 13: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이 지난해 대비 7500원(13%)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전기 절약을 실천한 국민 노력으로 전기요금 증가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제한적였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은는 올 8월 말까지 집계된 검침자료를 토대로 8월 한 달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이 363㎾h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역대급 폭염 여파로 냉방용 전기 수요가 증가해 사용량이 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일수는 16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2016년(16.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열대야 일수는 11.3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무더위에 국내 전체 전력수요는 지난 8월 20일 오후 5시 사상 최대치인 97.1GW까지 치솟는 등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일일 최대 전력수요 역대 톱5 중 2022년 12월23일(94.5GW)을 뺀 네 번이 지난 8월에 발생했다.
한전은 지난해 8월 대비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76%, 변동이 없는 가구는 1%, 오히려 전기요금이 감소한 가구는 23%였다고 설명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2023년 35.5%)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적잖은 국민이 최근 수년 새 크게 오른 전기요금 여파로 더 적극적으로 절약 노력을 실천한 영향이라는 게 한전의 분석이다.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만 살펴보면 증가액은 1만 7000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액이 1만 원 미만인 가구 수는 973만 호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1만~3만 원(710만 호·28%) △3만~5만 원(126만 호·5%) △5만~10만 원(75만 호·3%) △10만 원 이상(38만 호·1%) 순이었다.
한달 전기요금이 30만 원(1000kWh 초과 사용 슈퍼유저) 이상 청구되는 다소비 고객은 0.7%(19만 호)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전세계에 역대급 무더위가 덮친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절반 이하라고 강조했다. 한달 사용량이 363kWh로 같다고 가정할 때 각국 전기요금은 일본과 프랑스가 2배 이상, 미국이 2.5배, 독일이 3배에 달했다.
한전은 또 취약계층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의 여름철 복지할인 한도를 최대 2만 원까지 확대하고, 지난해 5월과 5월 요금 인상분 21.1원/kWh 적용을 유예해 연간 1조 원 규모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하절기 에너지바우처 1만5000원을 추가 지원해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요금 부담도 완화했다.
복지할인·에너지바우처를 동시에 지원받는 기초생활수급자 130여 만호 중 약 31만3000가구가 이달 말 기준 전기요금이 0원이며 22만5000가구는 1만 원 미만이다. 또한 고객의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 분할 납부 제도를 시행하고, 사용량을 즉시 확인 할 수 있도록 실시간 전기사용량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분할 납부는 주택용 고객 중 7∼9월 요금이 6월 청구액보다 2배 이상 증가하거나 월 요금이 10만 원 이상일 경우 당월 전기요금의 50%를 최대 6개월까지 분할해 납부하도록 지원 중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