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2축 바퀴' 신형 ICBM 이동식발사대 공개 "핵 투발수단 고도화 관측"

      2024.09.09 18:53   수정 : 2024.09.09 18: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12축 24륜형(좌·우 12개씩 24개의 바퀴) 신형 이동식발사대(TEL)를 공개했다. 이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12축 바퀴를 갖춘 TEL의 축 수가 늘면 그만큼 싣는 미사일 추진체계의 크기가 커지고, 그 탄두의 수 또한 많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날 8일 보도한 3면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공업기업소에서 TEL 바퀴에 손을 얹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진이 실렸다. 이 TEL의 바퀴는 12축으로 이뤄져 있는데, 북한 TEL 중 12축짜리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은 김정은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를 방문하고 무장장비 생산 실태를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북한 TEL 중 바퀴 축 수가 가장 많았던 건 화성-17형으로 ICBM을 싣는 TEL은 11축 22륜형(좌·우 11개씩 22개의 바퀴)이었다. 화성-18형은 9축 18륜형(좌·우 9개씩 18개의 바퀴) TEL을 활용해 왔다.

화성-17형의 TEL 축 수가 많은 건, 화성-18형의 길이 20m 보다 미사일의 길이가 23m로 늘어난 때문으로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TEL의 바퀴 축 수가 늘린 것은 그 위에 싣는 미사일과 그 탄두의 크기·중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의미로 북한이 화성-17·18형보다 사거리와 위력을 높인 새로운 유형의 ICBM을 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일각에선 기존 북한 TEL이 화성-17·18형의 중량을 버티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TEL을 만들었을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또 기만에 능한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과대포장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북한의 무기 개발 동향을 예의주시하되 미리 북한의 능력을 높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ICBM 시험발사 때 주로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고각(高角) 방식을 활용하는데, 북한이 시험 발사한 기존 화성-17·18형 ICBM 등은 정상 각도(30~45도)로 쏠 경우 1만5000㎞ 이상을 날아갈 수 있어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북한이 이번에 12축 바퀴의 TEL을 공개한 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한은 하나의 ICBM에 여러개의 탄두를 싣고 각각의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방식(MIRV)의 이른바 요격이 어려운 다탄두 탄도미사일 시험을 추진하고 있어 북핵 고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는 북한이 앞서 닷새간 6차례 연이어 쓰레기 풍선을 살포하고 9.9절을 맞은 김정은이 신형 해군기지와 ICBM 기지 참관 모습을 공개한 것은 심리전 자산, 재래식 자산, 핵 자산이 모두 동원된 '3중 차원의 복합도발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쓰레기·오물풍선 살포는 심리적, 정치적 효과를 노린 도발인데 동일한 시간대에 재래식 전력인 대형 수상함과 잠수함 접안이 가능한 신형 해군기지를 공개하고, 핵전력의 핵심인 ICBM을 공개한 것은 복합도발의 역량과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핵무장을 완료한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고 비대칭무기를 전력화하는 기류가 역력한데 이러한 점에서 최신화된 북한정권 군사전략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 센터장은 "북한의 복합도발 역량 강화에는 복합대응 능력 현시로 상쇄해야 한다"며 "이것이 NCG가 재래식 전력을 동원한 작전과 통합되어 작전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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