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문턱도 넘는 中 로봇청소기… 삼성·LG '위생'으로 반격

      2024.09.09 18:12   수정 : 2024.09.09 18: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를린(독일)=김준석 기자】 "시간을 놓쳐 후발주자가 됐지만 신제품을 통해 사업 정상화가 더 빠르게 될 것입니다."(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우리가 늦었습니다. 다만 경쟁사에 (스펙이) 밀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수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로보락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에 비해 로봇청소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것을 시인하면서 로봇청소기 스펙과 위생, 보안을 한층 강화해 중국 업체에 내준 왕좌 탈환을 예고했다. 지난 4월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선보인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지난 8월 15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로봇청소기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中 이모님' 더 똑똑해진다

올해 IFA에서 공개한 중국 기업들의 로봇청소기 공통점은 더 납작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파 밑 등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공간까지 청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면서도 4~5㎝의 높은 문턱을 넘고, 엉킴을 방지하는 기술도 탑재됐다. 국내 로봇청소기 1위인 중국 로보락은 IFA에서 큐레보 커브와 에지 등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 2종을 공개하며 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의 자회사 유레카도 로봇청소기 신제품인 'J15 프로 울트라'를 IFA 2024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유레카 관계자는 "가장자리까지 물걸레질을 할 수 있도록 1.36㎜의 정밀 간격으로 98.95% 가장자리 범위를 보이고 있다"며 "AI 기능과 센서를 통해 방의 유형과 바닥재를 지능적으로 평가해 최적의 청소 전략을 적용한다"고 자랑했다.

■로봇청소기 파고드는 삼성·LG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로봇청소기 반격 카드로 '위생'을 먼저 꺼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일찌감치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 제품은 물걸레를 자동 세척·살균하고 열풍 건조하는 기능을 갖췄다. 물걸레와 오수통의 악취는 올인원 로봇청소기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 '스마트 포워드'를 통해 스팀집중모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로 세정제 없이 물과 스팀만으로 냄새 유발물질을 살균·탈취해 영유아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정에서 더욱 안심해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중국 실버스타그룹과 합작개발생산(JDM)하는 방식으로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지난달 말 선보였다. 세척 시 온수가 아닌 전용 관리제를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핫 키워드로 자리매김한 'AI'와 '보안'에서도 강점이 부각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4·4분기 스마트 포워드를 통해 '비스포크 AI 스팀'이 쓰러진 사람을 감지해 가족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로봇청소기는 3D 매핑으로 집안의 구조를 인지하고,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식해 해킹되면 사용자의 각종 데이터가 노출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에서 다져온 '삼성 녹스'를 비스포크 AI 스팀을 비롯해 AI 가전제품에 적용해 우려를 불식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사 보안 개발 프로세스인 LG SDL을 적용했다.
데이터를 암호화 처리해 외부의 불법적인 유출을 막는 방식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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